CPI 경계감과 스페이스X 상장대기 그리고 반도체주 부진과 함께 오늘 증시는 불안한 모습이었습니다. 유가 역시 불확실성이 기저에 깔린 가운데 결국 갈등이 해결될 거란 기대감이 이를 상쇄하며 장중 4% 넘게 내리기도 했습니다. 오늘 유가 하락의 요인을 보자면,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이 호르무즈 통행량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늘었다고 발언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개입도 있었는데 “이르면 사흘 안에 이란과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며 합의 즉시 호르무즈 해협도 개방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군사충돌이 다시 격화됐습니다. 이스라엘이 다시 레바논에 공습을 단행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피해는 없지만 이란이 미 헬기를 격추했다며 보복하겠다”고 경고하자, 이란도 경계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파키스탄 역시 “며칠내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하며 합의 타결까지는 안개가 짙은 모습입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이 닫히며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거라던 전쟁 발발 직후 보였던 공포는 현실이 되지 않았습니다. 예상을 깨고 100달러 선 아래, 이제는 90달러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고, 전쟁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긴 하지만 미국의 휘발유 가격도 조금씩 내려오고 있습니다. 오늘 국제유가는 두 유종 모두 3% 안팎으로 하락해 WTI는 배럴당 88달러 브렌트유는 배럴당 91달러까지 밀려났습니다. 장 마감 후, 미 국방부는 "이란의 미군 헬기 격추에 대한 자위권 차원에서 이란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고 발표했고 이후 브렌트유는 상승 전환했습니다.
한편, 유가가 어느정도 버텨준 배경은 다름 중국의 지갑 닫기였습니다. 중국의 지난달 원유 수입량은 하루 780만 배럴로 8년 만에 최저치로 뚝 떨어졌습니다. 또한 미국이 소방수를 자처하며 역대급 물량 공세를 펼친 점도 영향도 컸습니다. 미국은 비축유를 하루 평균 140만 배럴씩 시장에 풀었으며, 지난달 미국의 원유 수출도 하루 평균 560만 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협상 타결 기대감까지 번지며, 아슬아슬하게 유가 방어선이 지켜졌습니다. 문제는 앞으로의 방향인데, 월가의 시선은 여전히 엇갈립니다. JP모간은 이달 안에 호르무즈 해협이 열려도 올해 내내 100달러 안팎을 유지할 거라 봤고, 만약 봉쇄가 길어지면 연말엔 유가가 더 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반면 피치는 다음 달까지 호르무즈가 열리면 가을부터 유가가 70달러 선까지 뚝 떨어질 거라고 했는데요. 지금의 고유가는 일시적인 물류 마비일 뿐이라는 진단입니다.
그리고 이번주 목요일 유럽을 시작으로 다음 주 일분과 미국이 기준금리를 발표하며 '슈퍼 금리 위크'가 펼쳐집니다. 유로존은 이번에 금리를 올리는 게 기정사실로 굳어졌고,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은행도 유가 급등에 따라 기준금리를 1%로 25bp 인상할 방침입니다. 금리가 1%대로 올라서는 건 1995년 이후 처음입니다. 그리고 시장 성적표의 핵심 키를 쥔 미국은 일단 금리를 묶어둘 가능성이 큽니다. 시장은 금리 동결이라는 결과보다, 지난달 새로 취임한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의 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우려하는 건 당장의 결과보다 '앞으로 연준이 매파로 돌아서느냐' 하는 미래일텐데, 연준 위원들의 발언은 점점 더 매파적 색채를 보이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도 전쟁이 끝나지 않는 한 금리 인하는 불가능에 가깝다며, 연준이 이번에 '완화 선호'라는 문구를 아예 지울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증시 강세장 전망은 여전합니다. 모건스탠리 등 월가에서는 고유가와 금리 인상 가능성이라는 암초와 단기 조정을 만났지만, 올해 강세장이라는 큰 틀은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혜영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