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기후와 중동 전쟁 장기화 여파로 수산물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어획량 감소와 유류비 상승이 겹치면서 일부 어종의 가격이 급등하고 식당가에서도 수급 차질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10일 수협노량진수산에 따르면 5월 4주차(25∼30일) 노량진수산시장 주요 수산물 경락가는 전주 대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킹크랩은 1㎏당 평균 7만200원으로 56.35% 올랐고, 갈치는 2만4천400원으로 29.1% 상승했다.
대게는 1㎏당 3만7천300원으로 28.18% 뛰었으며 낙지는 2만1천200원으로 24.71% 올랐다. 횟감용 어종 가운데서는 광어 자연산이 8천100원으로 30.65% 상승했고, 양식산 광어도 2만원으로 9.89% 올랐다. 농어 자연산은 1만5천300원으로 11.68%, 참돔 양식산은 1만2천400원으로 12.73% 각각 상승했다.
수산업계에서는 최근 가격 변동성이 단순한 계절적 요인을 넘어 기후 변화와 국제 정세 불안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오징어 어획량 감소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가격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오징어 근해채낚기어업 어획량은 지난달 17∼23일 9톤(t)으로 작년 같은 기간(40t)보다 76.9% 감소했다.
조업 환경 악화와 유통비 상승, 연료비 부담 등이 겹치면서 일부 어민들이 조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급 불안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일부 외식업체에서는 수급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한 꼼장어 전문점은 최근 안내문을 통해 '전쟁 정세로 해외 꼼장어 조업이 중단돼 수급 차질이 발생했다'며 당분간 부산 생꼼장어를 직송해 판매하겠다고 안내했다.
이에 따라 매장에서 판매하는 양념·소금구이의 가격은 기존 1만5천원에서 1만9천원으로 4천원 가까이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여름철 고수온도 또 다른 변수다. 국립수산과학원 계절해양예측시스템은 올여름 우리 바다 수온이 평년보다 1.0℃ 이상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수온 특보는 다음 달 초중순, 적조 특보는 같은 달 말 이후 발령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는 수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금어기와 휴어기 영향으로 가격이 오르는 품목을 중심으로 다음 달 15일까지 정부 비축 수산물 최대 8천t을 공급할 계획이다. 명태 5천500t, 고등어 1천t, 오징어 900t, 갈치 600t 등이 대상이다.
비축 물량은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온오프라인 도매시장, 기업 간 거래(B2B) 등을 통해 공급되며 시중 가격보다 최대 30∼40% 저렴하게 판매된다.
어민들의 유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도 확대됐다. 정부는 오는 9월까지 지급하는 면세유 유가연동보조금 한도를 어업용 경유 기준 리터당 138.4원에서 176.2원으로 상향했다.
이와 함께 고수온 대응 장비 보급 예산을 지난해 58억원에서 올해 76억원으로 31% 늘려 조기 지원했으며, 고수온에 강한 품종 개발과 취약 어종 조기 출하 유도 등을 통해 양식장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