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한동안 떠들석했던 반도체 호남 이전론이 다시 재부상하고 있습니다.
광주에서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이른바 팹(FAB)을 유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공개적으로 나왔고, 민형배 초대 광주전남특별시장 당선인은 대규모 반도체 투자가 임박했다고 밝혔습니다.
건설사회부 김원규 기자와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김 기자, 먼저 그동안 잠잠했던 반도체 호남 이전설이 왜 다시 떠오르고 있는 겁니까?
<기자>
호남 지역의 반도체 유치 이야기는 예전부터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어제 광주에서 '반도체 FAB 광주 유치 전략 토론회'가 열렸는데, 여기서 나온 메시지가 상당히 구체적이었습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광주는 전력도 부족하고 물도 부족한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많았는데요. 토론회 참석자들은 전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서남권 재생에너지와 원전 전력을 활용할 수 있고, 산업용수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수도권에만 생산시설을 몰아둘 게 아니라 새로운 생산거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의 행보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사장을 지낸 정은승 전 사장을 인수위원장으로 내세웠거든요. 지역 정치권이 희망사항을 얘기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산업 현실화를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실제 투자 이야기가 오가는 것 아니냐는 건데요. 민 시장이 곧 큰 발표가 있을 거라고 말한 것도 이목을 끌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호남권 투자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흘러나왔습니다. 이번에는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공개석상에서 반도체 투자가 임박했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지난 주말 있었던 한 포럼 현장에서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 반도체 산업이라는 국가 전략산업까지 더하고자 합니다. 조금 전에도 김민석 총리께서 제게 귓속말을 하셨습니다. 뭐가 와도 온다. 반도체와 관련된 뭐가 와도 온다는 뜻입니다. 아마 머지않은 시간 내에 정부의 또는 기업의 그런 발표를 여러분은 들으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어제 열린 인수위원회 출범식에서도 민 당선인은 다시 한번 "기대를 넘어서는 규모 있는 투자 계획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 반도체 산업도 그 중심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조금 기다리면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수위 측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초첨단 글로벌 기업 유치가 핵심 과제인 가운데 특히 메모리 반도체 팹 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측에 해당 사안에 대해 문의해보니 "모르는 일, 아는 바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마침 어제 이재명 대통령도 호남 지원을 강조했잖아요. 이런 발언들을 통해 뭔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거 같습니다.
<기자>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호남에 대한 특별한 혜택과 지원 필요성을 직접 언급했거든요. 특히 호남이 겪어온 소외와 지역 격차를 인정하면서 정책 비중을 좀 더 두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전남·광주 통합 문제를 언급하면서 우선적인 지원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방선거 직후 벌어진 일련의 발언과 움직임들을 보고, 이재명 정부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첫 선물이 반도체 투자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현재 국내에서 반도체 중심지로 알려진 곳이 용인인데요. 이쪽에서는 반도체 클러스터 지역 분산 소식을 반길 리가 없겠죠?
<기자>
당장 핵심지역인 경기도와 용인은 결사반대 분위기입니다. 이미 용인과 평택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협력업체들이 대규모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생산 시설을 다른 지역으로 분산하면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실제로 업계에서도 "반도체 생산공장은 수도권 클러스터가 가장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반도체는 공장 하나만 짓는다고 되는 산업이 아니라 인력과 연구개발, 협력업체까지 모두 모여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지방정부와 정치권, 여기에 대통령까지 호남 지원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어떤 형태로든 투자 계획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만약 호남 투자 발표가 나오더라도, 곧바로 최첨단 메모리 생산공장이 들어가는 형태보다는 후공정 패키징 시설이나 데이터센터, 반도체 소재·부품 공장 같은 방식일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호남권에서 꾸준히 유치에 노력해 왔던 만큼 반도체를 생산하는 팹(Fab)이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잘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건설사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