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열광…팔로워 2,200만 '바퀴벌레당' 대체 뭐길래

입력 2026-06-07 11:01
교육부 장관 사퇴 촉구 첫 거리 시위


인도 대법원장이 청년 실업자를 바퀴벌레에 빗댄 발언을 계기로 출범한 Z세대(1995∼2007년생) 온라인 단체 '바퀴벌레국민당'(CJP)이 처음으로 거리 시위에 나서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7일(현지시간) AP·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청년 정치운동 단체 CJP는 전날 오후 수도 뉴델리 의회 인근에서 시위를 벌였다. 참가자 수백 명은 지난달 인도 전역에서 220만명이 응시한 의대 입학 국가시험을 앞두고 문제가 유출된 사건을 규탄했고, 일부는 종이로 만든 바퀴벌레 가면을 쓴 채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지지자들은 "바퀴벌레들이 온다,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은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CJP는 성명을 통해 1주일 안에 프라단 장관이 스스로 사임하거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그를 해임하라고 요구하면서 "그사이에 아무런 조치가 없으면 이번 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최 측은 인도 국기와 책을 들고 집회에 참여해 달라고 공지하며, 이는 모든 이의 교육권과 평등한 기회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시위에 참여한 만시 세갈(26)은 AP에 "시험 문제로 (시위가) 시작됐지만, 더 근본적 문제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거나 질문할 공간이 그동안 없었다는 사실"이라며 "CJP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P는 최근 몇 주간 소셜미디어(SNS)와 현지 뉴스 제목을 장악하며 인도 Z세대의 폭넓은 지지를 얻은 이 단체가 거리 정치에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CJP는 실업 상태의 젊은이들을 바퀴벌레에 비유한 수리야 칸트 인도 대법원장의 발언이 알려진 지 하루 만인 지난달 16일 만들어졌다. 이후 Z세대가 뜨겁게 호응하면서 인스타그램의 CJP 계정 팔로워는 2,200만명까지 늘었는데, 이는 자칭 세계 최대 정당인 인도 집권당 인도국민당(BJP)의 팔로워(880만명)의 3배에 가깝다.

CJP를 만든 미국 보스턴대학교 학생인 인도 국적의 아비지트 딥케(30)도 최근 귀국해 이번 시위에 참여했다. 그는 로이터에 칸트 대법원장의 발언에서 단체 이름을 따왔다고 밝히며 "이것은 인도의 정치적 담론을 바꾸려는 하나의 운동"이라고 말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인도의 높은 청년 실업률에서 비롯된 반정부 목소리를 온라인 공간에서 CJP가 가장 크게 대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구 14억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도에서 15∼29세는 4억명가량인데, 지난 4월 도시 청년 실업률은 14%에 달했다. 최근 몇 년간 방글라데시와 네팔 등 인도 이웃국에서는 부패에 맞선 Z세대 주도 시위로 정부가 무너진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