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막는다...'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유력 [마켓딥다이브]

입력 2026-06-05 14:37
<앵커>

마켓딥다이브 고영욱 기자 나와있습니다. 고 기자 오늘 소식은 뭔가요?

<기자>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중복상장 규제의 가이드라인 공개가 임박했습니다.

특히 거래소 예비심사가 진행 중인 덕산넵코어스가 사실상 첫 번째 시험대에 오르면서 시장 관심도 커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중복상장 규제 가이드라인 윤곽과 시장 영향을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덕산하이메탈이 주주총회에서 자회사 상장안을 통과시켰는데 최대주주가 아닌 일반 소액주주 70% 이상이 찬성표를 던졌다는 거죠. 말 많고 탈 많은 중복상장 아닙니까. 어떻게 가능했던 겁니까.

<기자>

덕산넵코어스는 덕산하이메탈의 항공우주 분야 핵심 자회사인데요. 현재 거래소 예비심사가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11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는데, 올해 3월 정부가 중복상장 규제 의지를 밝히면서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모회사인 덕산하이메탈은 이에 대응해 최근(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자회사 상장 승인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자회사 상장 절차와 관련한 정관 규정을 신설했고요. 덕산하이메탈 영업이익의 10%를 배당재원으로 활용해 내년부터 5년간 배당성향 10% 이상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여기에 일반주주에게 덕산넵코어스 주식 15만주를 현물배당하는 방안까지 제시했습니다. 그 결과 소액주주 과반 찬성도 확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자투표를 통해 참여율을 높였고, 자회사 상장 성과를 주주들과 투명하게 나누겠다는 계획도 공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소액주주만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실제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앵커>

소액주주와도 과실을 나누겠다는 의지가 중요하고요. 이제 당국의 심사를 받게 될 텐데 말이죠. 당국이 중복상장을 규제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지 않습니까. 핵심이 뭔가요?

<기자>

핵심은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되, 주주 보호 노력을 충분히 한 기업은 예외적으로 상장을 허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중복상장은 상장된 모회사가 있는 상태에서 자회사를 다시 상장하는 구조를 말하는데요.

한국의 중복상장 비율은 18.4%로 미국 0.35%, 일본 4.38%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이런 구조가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을 훼손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는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판단해 왔습니다.

다만 최근 논의는 상장을 막는 것보다 주주보호 절차를 얼마나 충실하게 이행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앵커>

시장에서는 당초 규제가 상당히 강할 것으로 봤는데 분위기가 달라진 건가요?

<기자>

초기에는 중복상장을 사실상 금지하는 방향이 거론되면서 VC와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투자금 회수 통로가 막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IPO 업계 분위기를 들어보면 다소 완화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초기에는 업계 우려가 상당했지만 최근 논의는 주주보호를 전제로 예외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예상보다 발표가 늦어지는 것 같은데 가장 큰 쟁점이 뭔가요?

<기자>

현재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자회사 중복상장에 대해 모회사 주주의 동의를 어떻게 받을 것이냐입니다.

최근에는 상법상 감사위원 선임 방식과 같은 이른바 ‘3% 룰’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대주주 지분이 아무리 많아도 의결권은 3%만 인정해 소액주주의 영향력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그동안 소수주주 다수결(MoM), 주총 특별결의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지만 현실성과 법적 안정성을 고려하면 3% 룰이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중복상장 규제는 다음 달부터 시행될 예정인데요. 소급적용 여부에 따라 당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앵커>

당분간 기업들의 IPO 일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겠군요.

<기자>

시장에서는 잠재적 IPO 후보군으로 꼽히는 CJ올리브영, HD현대로보틱스, SK에코플랜트 같은 기업들이 규제 영향권에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실제로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올해 상반기 IPO 조건으로 사모펀드 운용사 등으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했는데요.

회계 이슈와 중복상장 규제 등으로 기한 내 IPO 추진이 어렵게 되면서 다음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투자금 반환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IPO는 가이드라인을 보고 재추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일반주주 입장에서는 수혜 기대도 있습니다.

최근 SK증권은 “중복상장 규제로 CJ올리브영 상장 가능성이 낮아질 경우 올리브영 가치가 모회사인 CJ 주가에 더 직접 반영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이번 제도는 소액 주주의 이익을 얼마나 보호했는지를 따져보는 방향으로 시장의 기준을 바꾸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마켓딥다이브 고영욱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