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證 "주식-가상자산 투자 상호연결 추진"

입력 2026-06-04 14:36
수정 2026-06-04 14:36
한국투자증권 MTS-코인원 플랫폼 연결 주식 랠리에 호실적, 다음은 디지털 자산 후반기 국회서 디지털 자산 입법 속도낼듯
<앵커>

증권사들이 디지털 자산(가상자산) 시장으로의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주식이나 채권을 토큰으로 거래하는 등 전통 자산의 디지털화는 피하기 어려운 흐름이라는 전망 때문입니다. 주식과 코인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거래하는 미국의 '로빈후드' 모델이 한국에서도 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증권부 전효성 기자와 구체적인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전 기자, 오늘 여의도에서 대형 이벤트가 열렸죠?

<기자>

코인원 사옥에서 코인원과 한국투자증권, 컴투스홀딩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인 OKX 대표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의 지분 20%를 확보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섰는데요. 오늘 간담회에서는 주주사들이 향후 사업 계획을 설명하는 비전 선포식이 진행됐습니다.

이번에 뭉친 주주사들은 저마다의 독보적인 강점을 소개했는데요. 코인원은 설립 이래 단 한 번도 보안이나 시스템 사고가 없었다는 안정성을 내세웠고, 한국투자증권은 전통 금융의 신뢰성, 컴투스홀딩스는 게임사로서의 콘텐츠 경쟁력, 그리고 OKX는 전 세계 1억명 넘는 유저를 보유한 글로벌 인프라를 강점으로 꼽았습니다.

당장 증권 앱에서 코인을 직접 사고팔 수 있게 되는건 아닙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전통 금융과 디지털 금융을 하나로 아우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전략적 인식이 일치했기에 이 같은 합종연횡이 성사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특히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코인원과 한국투자증권의 MTS를 서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먼저 선보이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성환 / 한국투자증권 대표: 한국투자증권 MTS에서는 가상화폐 (투자)를 원할 경우에 코인원으로 직접 접속할 수 있도록, 코인원 앱에서도 '주식 투자하기' 같은 버튼을 누르면 한국투자증권에서 주식을 투자할 수 있도록 이런 상호 연결을 시작할 예정이고요…]



<앵커>

한국투자증권이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군요. 그런데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이미 가상자산 관련 투자에 사활을 걸고 있지 않습니까? 이유는 뭡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은 현재 주식시장 열풍으로 사상 최고 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먹거리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미 가상자산 업계와 증권업계의 동맹 지도가 촘촘하게 그려져 있는데요. 한화투자증권은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 9.84%를 쥐고 있는 핵심 주주고요. 하나금융그룹도 하나은행과 하나증권을 통해 두나무 지분 6.55%를, 삼성금융 계열사도 두나무 지분 4%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거래소 코빗의 지분 92%를 인수했고요, 신한투자증권은 토큰증권(STO) 연합 플랫폼을 구축해 관련 인프라 선점에 나섰습니다.

증권사들이 가상자산 분야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기존 주식 중개 수수료, 이른바 '브로커리지'의 한계를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돌파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오늘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과거 증권사가 주식 매매 중개에서 벗어나 주식 대차, 신용 대출, 프라임 서비스로 수익 모델을 키웠듯이,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똑같은 금융 밸류체인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가상자산 거래는 출발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김성환 / 한국투자증권 대표: 전통 자산을 디지털 자산화하는, 주식, 채권, 펀드 이런 것들을 STO와 토큰화해서 24시간 거래를 하고, 유동성을 갖지 않는 자산들을 유동성을 갖는 자산으로 변모시켜서 거래하는 것들이 지금 빠른 흐름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저희도 이 흐름을 지금 빨리 진입해서 이 흐름에서 남들을 따라가지 않고 저희가 선도해야 되겠다…]

실제 미국 등 해외에서는 주식, 채권, 부동산 같은 전통 자산이 '디지털 토큰'으로 변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이 토큰을 발행하고, 보관하고, 대출해주고, 유통시키는 거대한 생태계의 '허브' 역할을 증권사가 선점하겠다는 계산입니다. 미국의 로빈후드가 주식과 코인을 한 앱에서 팔아 대박을 터뜨렸듯, 과연 한국판 로빈후드가 어떤 증권사를 통해 탄생할지 자본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앵커>

들어보니 청사진은 완벽해 보입니다. 하지만 늘 걸림돌은 제도 아닙니까? 증권사들이 이렇게 의지를 불태워도 법이 따라오지 못하면 소용없을 텐데요.

<기자>

현재 가상자산 2단계 입법과 STO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 중입니다.

여기서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은 코인의 발행과 유통 규제, 시세조종 같은 불공정거래의 처벌 기준을 명확히 하는 내용이고요. STO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부동산이나 미술품 같은 실물자산을 쪼개서 발행하는 '토큰증권'을 제도권 투자 상품으로 합법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렇게 법이 가로막혀 있으니 증권사들은 아예 국내를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홍콩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디지털 자산 리테일 라이선스를 받아냈고, 당장 이번 6월에 주식과 코인을 한곳에서 거래하는 통합 MTS를 현지에서 내놓으며 치고 나가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당당하게 승부하고 디지털 금융을 주도할 수 있도록 조속한 법제화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특히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을 분리하는 규제를 완화하거나, 법인 투자자의 가상자산 시장 진입을 허용하는 등의 핵심 과제들이 해결돼야 증권업계의 이 같은 넥스트 스텝이 공염불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앵커>

결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 속도에 정부와 국회가 제도로 발을 맞춰줘야 한다는 거군요.

<기자>

홍콩이나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혁신 기업들이 등장해 전통 자산과 미래 자산의 경계를 허물고 있습니다. 실제 오늘 행사에 참여한 OKX의 스타 쉬 CEO는 "10년 안에 디지털 자산이 글로벌 경제의 50%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전통 금융의 신뢰와 가상자산의 혁신 기술을 결합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노력이 제도라는 확실한 뒷받침을 받아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계속해서 주목해봐야겠는데요. 마침 국내에서도 지방선거가 마무리됐고, 곧 국회 후반기 상임위 배분이 예정돼 있습니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후반기 국회에서 가상자산 법제화와 STO 관련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공언한 만큼, 멈춰있던 디지털 금융 입법의 시계가 이번에는 제대로 움직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