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팔 매출 반토막…두산로보틱스, 기댈 곳은 '젠슨 황'

입력 2026-06-04 14:27
<앵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으로 국내 협동로봇 1위 두산로보틱스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만 협동로봇은 기대 만큼 시장이 열리지 않은 상황인데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두산로보틱스가 돌파구로 결국 엔비디아를 택한 겁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산업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두산로보틱스가 엔비디아와 어떤 협력을 하는 거죠?

<기자>

잘 아시는 것처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우리나라를 찾습니다.

내일(5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들어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공식적으로 확인된 일정은 7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베어스의 홈경기에 시구자로 나서는 겁니다.

그 전후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회동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피지컬 AI' 파트너를 찾으려는 목적으로 방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두산과도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건데요. 어떤 분야가 있습니까?

<기자>

현지시간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2026'에서 젠슨 황 CEO는 로보틱스를 언급했죠.

GTC는 엔비디아의 개발자 컨퍼런스인데요.

한국에 어떤 투자를 고려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로보틱스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또 이 자리에서 엔비디아는 피지컬 AI용 오픈 파운데이션 모델 '코스모스3'을 공개했는데요.

코스모스 플랫폼으로 로보틱스를 개발 중인 기업으로는 두산로보틱스를 공식 소개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은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한 바 있고요.

지난 4월에도 매디슨 황이 두산타워를 찾아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대표 등 경영진과 회동했는데요.

매디슨 황은 젠슨 황 CEO의 딸이자 엔비디아 글로벌 프로덕트 마케팅 매니저입니다.

<앵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을 만들지 않습니까. 피지컬 AI가 크게 필요하진 않을 거 같은데요.

<기자>

두산로보틱스는 국내 협동로봇 시장 1위 기업입니다.

협동로봇은 작업자와 함께 일하도록 설계된 로봇인데요. 반복적이고 단순한 작업을 수행합니다.

로봇 팔을 활용해서 물건을 옮기거나 조립하는 식이죠.

사람을 완전히 대신하는 게 아니라 사람과 함께 일한다는 점에서 휴머노이드 로봇과는 다릅니다.



다만 협동로봇 시장은 기대 만큼 커지지 못한 상황입니다.

주요 고객이 중소 제조 업체나 자동차 및 전자 부품 쪽인데요. 경기 침체 등으로 투자 여력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고요.

협동로봇은 로봇에 더해 실제 공장에 적용하기 위한 시스템 통합(SI)이 필수적인데요.

쉽게 말해서 생산 라인을 변경하거나 제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요. 작업자 교육 등이 필요합니다.

이게 다 돈이니까 업체 입장에는 인력을 활용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온 거죠.

다만 휴머노이드 로봇은 다릅니다. 단순 반복 작업이 아니라 보다 유연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죠.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만큼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에서 두산로보틱스는 엔비디아의 인프라를 활용해 2028년 산업용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추진 중입니다.



<앵커>

두산로보틱스 입장에서 엔비디아 플랫폼을 활용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결국 돈과 시간의 문제입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순히 로봇 하드웨어를 만드는 게 전부가 아닌데요.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AI 모델 개발부터 학습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 확보, 가상 환경에서의 시뮬레이션 등이 필요합니다.

더 큰 문제는 경쟁이 이미 수년 전 시작됐다는 점입니다.

테슬라는 '옵티머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아틀라스'를 앞세워 기술을 축적해 왔죠.

후발 주자가 같은 방식으로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자금 여력도 크지 않고요.



그래서 두산로보틱스가 택한 게 엔비디아 생태계를 활용하는 전략입니다.

가장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두뇌, 즉 AI 모델 개발은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플랫폼과 오픈소스 생태계의 힘을 빌리고요.

대신 협동로봇 사업으로 쌓은 로봇 하드웨어 기술에 집중하겠다는 겁니다.

또 범용이 아니라 개발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산업용에 초점을 맞췄죠. 당장 작업에 투입할 수 있는 작업형 휴머노이드를 노리는 겁니다.

결국 이번 방한에서 엔비디아가 기존 기술 지원에서 어디까지 발을 더 들이느냐가 두산로보틱스의 명운을 좌우할 전망입니다.

<앵커>

휴머노이드 로봇이 잘 안된다면 회사도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두산로보틱스는 설립 이후 쭉 적자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적자 폭 커지고 있고요.

2023년 영업손실 191억원에서 2024년 412억원, 지난해 69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협동로봇 중에서도 핵심이었던 로봇 팔 판매가 줄고 있는데요.

2024년 389억원에서 지난해 199억원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고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3%에서 60%로 떨어졌습니다.



협동로봇 성장에 한계가 드러난 셈입니다. 대신 그 자리를 자동화 솔루션이 가까스로 메우고 있습니다.

2024년만 해도 사실상 없던 사업인데요. 두산로보틱스가 미국 SI 기업 원엑시아를 인수하면서 지난해 60억원의 매출을 올렸죠.

협동로봇을 만드는 하드웨어 업체는 고객사 마다 다른 최적화 요구에 일일이 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SI 업체를 중간 유통상처럼 끼고 있는데요. 아예 그 SI 업체를 두산로보틱스가 인수한 겁니다.

공장 자동화 설계와 구축, 운영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사업인데요. 로봇 판매보다는 수익 구조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KB증권은 "지속되는 영업 적자로 인한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과 경쟁 심화 가능성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봤는데요.

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기대 만큼 나와주지 못하면 회사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