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놓칠라" ETF도 '빚투'...한달새 급증

입력 2026-06-03 09:22


국내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면서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빚투'가 몰리고 있다.

특히 반도체 집중 투자 ETF에 최근 한 달 새 빚투 금액이 급격하게 늘어 순증액 규모 상위권에 나란히 올랐다.

지난 1일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신용거래융자 잔고(신용 잔고)는 각각 4조2천552억원, 3조5천300억원으로 상장 종목 중 가장 많았다.

신용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이다. 주가 상승 기대가 커질수록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기대감은 해당 종목을 담은 ETF에서도 나타났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는 최근 한 달 새(5월 4일∼6월 1일) 신용 잔고가 145억원 더 늘었다. 이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반도체 핵심 종목에 투자한다.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는 삼성전자(시가총액 기준 구성비중 24.76%)와 SK하이닉스(24.40%)를 약 50% 담고 있다. 최근 삼성전기 주가 급등으로 인해 해당 ETF 내 삼성전기 비중도 34.53%에 달한다.

지난 1일까지 이 ETF의 신용 잔고는 206억원이다. 전체 신용 잔고 중 70.6%에 달하는 빚투 금액이 최근 한달 새 발생한 것이다.

지난달 28일에는 신규 신용거래융자 금액이 81억원으로, 상환액 37억원을 두배 이상 웃돌았다.

이에 신용 잔고 자체는 크지 않은 수준인데도 한달 순증액 기준 상위 29위를 차지했다.

다른 반도체와 지수 추종 ETF도 빚투 금액이 급증하고 있다.

같은 기간 'HANARO Fn K-반도체'의 신용 잔고는 75억원 늘어난 128억원, 'TIGER 200IT'는 63억원 증가한 8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코스피 200지수를 따르는 'KODEX 200'은 382억원으로, 73억원 증가했다.

이외에도 순증액 상위 50위권에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신용 잔고 127억원·순증액 56억원), 'HANARO 전력설비투자'(69억원·53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개인 투자자들이 개별 종목뿐 아니라 ETF에도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랠리 과정에서 신용 잔고에 따른 빚투 과열 위험도 제기되는 실정"이라며 "신용 잔고의 절대 금액 증가는 표면상 투자 과열 불안감을 주입할 수 있는 환경인 것은 맞다"고 짚었다.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빚투와 증시 대기자금이 동시에 커지면서 과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시가총액 또한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 수급을 전적인 레버리지 의존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