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및 우주항공 분야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잇따라 예고되면서 주식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대규모 공모가 증시 자금을 빨아들이는 ‘수급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지만, 오히려 AI 밸류체인 전반에 온기를 불어넣는 낙수효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6월 스페이스X 포문…하반기 오픈AI·앤트로픽 ‘줄상장’
가장 먼저 초대형 IPO의 포문을 여는 것은 스페이스X다. 스페이스X는 오는 12일 나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1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조달 예정 금액은 사상 최대 규모인 최대 750억 달러(약 103조 원)에 달하며, 예상 기업가치는 최고 2조 달러에 육박한다. 이어 2~3분기 중에는 디스코드(기업가치 150억 달러)가, 하반기에는 데이터브릭스(1,600억 달러)와 캔바(420억 달러)가 상장을 준비 중이다.
AI 분야의 ‘대어’들도 대기하고 있다. ChatGPT의 개발사 오픈AI는 오는 9월 최소 600억 달러 이상의 공모 규모와 8,50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로 상장을 예고했다. 한 달 뒤인 10월에는 대항마인 앤트로픽이 600억 달러를 조달하며 9천억 달러 이상의 몸값으로 시장에 진입할 전망이다.
● “수급 구축효과 제한적…AI 옥석 가리기 속 낙수효과”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이들 3대 기업(스페이스X·오픈AI·앤트로픽)의 합산 공모 예정 금액이 2천억 달러(약 276조 원)에 육박해 기존 증시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형 IPO 직후 기존 AI 대표주들에 몰렸던 수급이 분산되면서 증시 조정이나 버블 붕괴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안타증권은 이번 초대형 IPO가 기존 유동성을 갉아먹는 구축효과보다는 기술주 전반의 입지를 키우는 낙수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수급력 이동은 시장 붕괴가 아닌 AI 밸류체인 내 기업 간 ‘옥석 가리기’ 가 될 성격이 짙어 증시 조정의 단초가 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 “우려와 달랐다”…상장 1년 뒤 증시 평균 31% 상승
유안타증권이 과거 ▲아람코(260억 달러) ▲알리바바(220억 달러) ▲페이스북(160억 달러) 등 글로벌 초대형 IPO 사례를 분석한 내용을 보면, 상장 이후 해당 증시는 수급 불안 등의 부작용보다 시장 전체의 규모가 커지며 상승 흐름을 탄 경우가 많았다. 초대형 기업 상장 후 해당 국가 증시의 기간별 평균 등락률을 집계한 결과, 3개월 뒤 13%, 6개월 뒤 21%에 이어 1년이 지난 시점에는 평균 3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이번 IPO가 오히려 글로벌 투자자의 추가 유입을 유도하고, 기존 대표주에 수급 공백이 생길 경우 저가 매수 대기자금이 들어오는 낙수효과가 발현될 여지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