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장 미 증시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기술주가 다시 주도권을 잡으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 상승하는 등 이틀 연속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나스닥의 상승폭이 가장 컸고 스노우플레이크의 호실적이 소프트웨어주를 이끌었습니다. 휴전 연장 기대감도 시장을 지탱해줬습니다. 미국과 이란이 사흘 만에 또다시 군사 충돌을 일으키자 장 초반까지만 해도 휴전 연장에 대한 기대감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양측이 종전 양해각서에 합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남았다는 보도가 나오자, 무력 충돌 소식에 상승하던 국제유가도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오늘장 WTI는 배럴당 89달러 브렌트유는 배럴당 94달러에 거래됐고, 외환시장도 휴전 연장을 주시하자 달러 인덱스는 99선으로 내려왔습니다. 악시오스와 폭스뉴스에 따르면, 양측 협상단은 두 달간 휴전을 연장하고 핵 문제에 대해 협상을 시작하자는 큰 틀에 합의했습니다. 글로벌 경제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선박 운항을 보장하고, 이란이 한 달 안에 해협의 기뢰를 모두 치운다는 조건들이 담겼습니다. 이에 맞춰 미국은 해상 봉쇄를 풀고 이란의 돈줄을 풀어주는 제재 완화를 논의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더 검토하겠다는 뜻을 보여 최종 서명은 이뤄지지 않았고 이란 측은 관련 보도를 부인했습니다. 또한 미국은 협상장 밖에서 이란 항공사들의 발을 묶는 추가 제재를 발표하며 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있긴 하지만 로이터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국의 공습에도 협상이 파기됐다는 메시지는 내고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비록 막판까지 살얼음판을 걷는 모양새지만 양국 모두 전쟁을 끝내야만 한다는 현실적인 인식은 분명히 느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미 노동부에 따르면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 5천 건으로 집계되어 예상을 소폭 상회했습니다. 하지만 하향 안정화 추세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아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노동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간밤 연준 위원들도 일제히 이 지점을 지적하며 노동시장이 잘 버텨주고 있고 인공지능 투자 열풍이 경제를 계속 뛰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물가를 목표치로 끌어내리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어 4월 PCE가 예상보다는 낮게 나오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4월 헤드라인 PCE는 1년 전보다 무려 3.8%나 뛰며 3년여 만에 가장 가파르게 치솟았습니다. 근원 PCE 역시 한 달 전보다 0.2%, 1년 전보다는 3.3%나 오르며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물가 압박을 고스란히 반영했습니다. 물가 압박 속에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4월 실질 민간 소비는 전 달보다 겨우 0.1% 증가하는 데 그쳐 직전 달의 3분의 1 토막이 났습니다.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 역시 소비가 일부 줄면서 속보치에서 0.4%포인트 하향 조정된 연율 1.6%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이번 PCE 숫자 자체만 놓고 보면 예상에 부합하거나 살짝 낮게 나왔고 제조업 수요가 유지되면서 미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연준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으나, 유명 투자자 마크 미네르비니는 “증시는 오히려 걱정의 벽을 타고 장기 강세장을 지탱하고 있다”고 분석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단기 조정을 대비해야 하나 연말까지 S&P500지수가 무난하게 8천선을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서혜영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