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큰 손'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20.8%로 늘리기로 했다. 최근 국내 증시 호조로 실제 비중이 기존 목표치를 상회하자 기계적인 매도로 대응하는 대신 비중 자체를 현실화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로써 170조원에 이르는 국민연금발 매물폭탄 우려는 사실상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8일 제5차 회의를 열고, 2026년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5.9%p 상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산군별 목표비중 현실화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조정안은 1월부터 이어온 리밸런싱 유예가 종료되는 6월 말부터 적용된다.
기금위는 지난 1월 회의를 열고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0.5%포인트 상향했다. 하지만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주식 비중은 24.5%를 기록해 이미 목표치를 크게 상회한 상황이다.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회의에 논쟁이나 갑론을박은 없었고 시장에서 일어난 변화를 정책적으로 수용한 것"이라며 "지난 2월부터 중기자산배분 TF를 통해 학계와 시장 전문가들이 10여 차례 토론을 거쳐 내린 결론을 오늘 최종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위는 시장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국내주식의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 범위를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SAA 허용 범위 수치는 금융시장 안정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기금위는 일일 최대 리밸런싱 규모를 축소하는 등 시장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규칙을 개선했고 올해 말에 허용 범위를 재점검할 계획이다.
중장기 자산 배분 전략도 구체화됐다. 기금위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의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설정하며, 2031년 말 기준 주식 55% 내외, 채권 30% 내외, 대체투자 15% 내외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로 했다. 2027년 국내주식 목표 비중은 2026년과 동일한 20.8%를 유지하며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한편, 내일(29일) 발표 예정인 국민연금 1분기 수익률과 관련해 김성주 이사장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 이사장은 "역대급 수익률을 기록한 작년에 비해 1분기 장이 좋았던 것은 맞지만 3월 이란 전쟁 등 중동 정세로 인해 수익이 다운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인 수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장기 투자자로서의 성과를 봐달라"며 "3월 말 기준 수익률이 기대보다 못하더라도 전 세계 연기금이 공통으로 겪은 특수한 상황임을 고려해 해석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