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물가가 고공 행진하면서 직장인의 점심 메뉴로 선택받았던 햄버거. 하지만 이제 점심에 햄버거 하나 사 먹기도 버거워졌다.
롯데리아가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2.9% 인상한 것이다. 앞서 버거킹과 맥도날드, 맘스터치, KFC에 이어 롯데리아까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고물가 속 얇아지는 지갑에 소비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롯데리아도 결국 올렸다"…평균 2.9% 인상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이날부터 단품 버거류 22종 등의 판매가격을 평균 2.9% 인상한다. 지난해 3월 65개 메뉴 가격을 100~400원 올린 이후 약 1년2개월 만이다.
제품별 인상 폭은 100~300원으로, 대표 메뉴인 '리아 불고기'와 '리아 새우'는 단품 기준 각각 100원 오른 5,100원에 판매된다.
롯데리아의 가격 인상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올해 초 버거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이어진 가격 인상 흐름에 롯데리아도 뒤늦게 합류한 것이다.
실제 앞서 맥도날드는 지난 2월부터 단품 기준 35개 메뉴의 가격을 100~400원 인상했고, 버거킹도 같은 달 대표 메뉴인 '와퍼'와 '와퍼 주니어' 단품을 200원 올렸다.
KFC와 맘스터치도 지난 3월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이 가운데 KFC는 치킨과 버거 등 23종 가격을 올렸다. 이 중 '오리지널 치킨'은 300원 인상됐다. 맘스터치 역시 43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결국 백기 들었다"…중동 전쟁이 덮친 원가 부담
버거 프랜차이즈업계가 줄줄이 가격을 인상한 배경엔 중동 전쟁이 자리잡고 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고환율과 고유가, 원재료 가격 상승 등 복합적인 악재에 직면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하지만 정부의 물가 관리 기조에 이를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채 버티다 결국 가격 인상이란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롯데GRS도 버거류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항변했다. 환율 영향과 글로벌 수급 불균형 장기화, 물류 수수료와 기타 제반 비용 상승이 이어진 데 따른 조치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고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상률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가맹점의 수익성 악화도 이번 가격 인상 행렬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최저임금과 배달 수수료 등 제반 비용 상승까지 겹치면서 가맹점 수익성 보호를 위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가맹사업자 단체와 지속적으로 논의한 끝에 판매가 조정을 결정했다"며 "리아 런치 등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끝나면"…'도미노 인상' 가능성 확대
문제는 이번 롯데리아의 가격 인상이 전체 외식 물가 전반을 자극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가격을 동결하며 버틴 일부 업체들이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분위기였지만, 선거 이후엔 억눌렀던 인상 요인이 한 번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원가 부담이 누적된 상황"이라며 "그동안 인상을 미뤄온 업체들을 중심으로 선거 이후 가격 조정 움직임이 일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각종 원부자재 가격, 환율, 유가(물류비) 등 지속적인 상승으로 식품업계 영업이익은 계속 낮아지고 있고, 결국 이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해야 하는 건 시기의 문제"라며 "선거 이후 가격 인상 움직임이 서서히 현실화될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누적된 비용을 반영해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업계 1등 회사가 가격 인상에 나서면 도미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