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2배, 여전히 홍콩이 유리한 이유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입력 2026-05-26 20:00
홍콩 거래시간 오후 5시까지 국내 애프터 마켓 변동폭 대응 가능 [B급기자의 B급리포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2배 수익을 추구하는 '단일종목 2배 상품' 상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자산운용업계 1, 2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같은 날 간담회를 열고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예고했다. 2배 상품이 시장에 미칠 파장과 각 운용사의 차별화된 전략을 짚어본다.

● "반도체 랠리 탑승하자"…사전 교육 수료만 14만명 육박

시장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그동안 반도체주 랠리에 참여하지 못했거나, 일찍 차익을 실현했던 투자자들의 관심은 커질대로 커진 상황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주가가 하락할 때 손실도 2배로 커지는 초고위험군 상품이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협회에서 미리 사전 교육을 이수해야만 투자가 가능하다. 25일 기준 이 강의를 신청한 투자자는 14만명, 수료자는 13만 4000명을 넘어설 만큼 관심이 높다.

27일 증시에는 8개 운용사가 총 16종의 상품을 상장한다. 이 중 14개가 2배 레버리지 상품이며, 주가가 떨어질 때 수익이 나는 2배 인버스 상품도 한화자산운용(삼성전자)과 신한자산운용(SK하이닉스)에서 각각 1개씩 내놓는다.



● 삼성 KODEX, 주식-ETF 맞바꾸는 '현물 납입'



삼성자산운용(KODEX)은 이번 2배 상품 설계 과정에서 '현물 납입' 방식을 택했다. 주식을 직접 사고팔지 않고 '물물교환'을 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증권사가 시장에서 진짜 사과(삼성전자 주식)를 구해 자산운용사에 가져다주면, 운용사는 이 진짜 과일을 포장해 ETF라는 과일 바구니로 만들어 내어준다. 투자자가 나중에 펀드를 환매할 때도 바구니를 주면 진짜 주식으로 돌려준다.

이 방식의 핵심은 운용사가 시장에서 직접 주식을 매매하지 않고 증권사와 주식을 맞바꾸는 '현물 출자' 제도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제도적으로 이렇게 주식을 맞바꿀 때는 증권거래세가 면제되기 때문에 거래세를 피할 수 있다.

무엇보다 창고 안에 '진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이 들어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따라서 기업이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할 때,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 역시 배당금 수익을 고스란히 추가로 챙길 수 있다.

● 미래에셋 TIGER "각서로 거래비용 원천 차단"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은 펀드 구조를 가볍게 만들어 비용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현금 설정·환매' 방식을 내세웠다. 바구니에 진짜 과일을 담는 대신, 과일 가격 변동분만 정산하는 '약속 각서'를 쓰는 방식이다.

증권사가 과일 대신 현금을 운용사에 주면, 운용사는 이 돈으로 주식을 직접 사지 않는다. 대신 다른 금융기관과 "앞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거나 내리는 비율만큼, 나중에 현금으로 차액을 정산하자"는 계약을 맺는다. 시장에서 주식을 샀다 팔았다 할 필요 없이, 약속된 계약서에 따라 현금으로만 2배 수익률을 맞추는 것이다.

시장에서 주식을 직접 매매하지 않으니 당연히 매번 내야 하는 주식 거래 세금(현물거래세 0.2%)과 각종 매매 수수료가 아예 발생하지 않는다.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숨은 거래 비용을 원천 차단한 덕분에, 미래에셋은 ETF 운용 수수료 자체를 연0.0901%라는 업계 최저 수준으로 확 낮출 수 있었다.



● 꼬리가 몸통 흔드는 '웩더독' '음의 복리' 주의보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상품의 부작용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꼬리(ETF)가 몸통(본주)을 마구 흔드는 '웩더독(Wag the dog)' 현상이다.

레버리지 ETF는 매일 주가 등락률의 2배를 기계적으로 맞춰야 한다. 오늘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면, 운용사는 내일도 2배 비율을 맞추기 위해 장 마감 직전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사들여야 한다. 반대로 떨어지면 주식을 쏟아낸다. 이 때문에 장 막판 수급이 쏠리며 본래 주가까지 크게 출렁일 수 있다.

'음의 복리'도 잊지 말아야 할 함정이다. 주가가 우상향하지 않고 위아래로 횡보만 해도 원금이 녹아내린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 주식이 첫날 10% 오르고 다음 날 10% 떨어졌다고 가정해 보자. 일반 주식은 1만원이 1만 1000원이 됐다가 9900원이 되어 원금에서 100원만 손해를 본다.

하지만 2배 레버리지는 첫날 20% 오르고 다음 날 20%가 떨어지기 때문에, 1만원이 1만2000원이 됐다가 9600원으로 쪼그라들어 400원이나 날아가게 된다.

● 여전히 홍콩 상장 상품이 매력적인 이유



한국 증시에 단일종목 2배 상품이 상장돼도 발 빠른 투자자들은 여전히 홍콩에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상품을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결정적 이유는 '거래 시간'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애프터 마켓에서 6시까지 거래된다. 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오후 3시 30분까지만 거래된다. 오후 4시에 돌발 호재나 악재가 터진다고 가정해보면, 국내 상장 2배 상품 투자자들은 다음 날 아침 장이 열릴 때까지 손발이 묶인 채 속수무책으로 기다려야 한다.

반면 홍콩 증시는 한국시간 오후 5시에 거래를 마친다. 1시간 30분의 추가 거래 시간 동안 애프터 마켓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그날 2배 레버리지 상품을 사거나 팔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 때문에 홍콩 상품의 매력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한편, 홍콩 증시에 상장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상품의 총 자산은 11조원 수준이다. 이 중 5000억원 정도가 국내 투자자 자금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이 중 절반 정도(2500억원)가 홍콩 시장에서 국내 레버리지 상품으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