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상품 상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산운용업계의 경쟁 상황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가져올 시장 영향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새롭게 나오는 상품인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거울것 같습니다.
<기자>
반도체주에 미처 올라타지 못하거나, 일찍 하차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 같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초고위험 상품이라 금융투자협회의 사전 강의를 이수해야만 투자가 가능합니다. 이 강의를 신청한 투자자만 14만명, 수료한 투자자만 13만 4천명을 넘었을 정도입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1, 2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같은 날 기자간담회를 열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습니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두 회사의 전략은 확연히 갈립니다. 수수료가 포함된 총보수를 보면 미래에셋의 TIGER 레버리지 상품은 0.09%로 업계 최저 수준을 제시했고요, 삼성 KODEX는 0.29%로 가장 높게 책정했습니다.
수수료만 보면 미래에셋운용의 TIGER 상품이 유리해 보이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레버리지 상품은 단기 트레이딩 목적이 강하기 때문에 유동성 공급자, LP가 호가를 촘촘하게 대서 원하는 가격에 거래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LP 운용 역량 등도 잘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과 미래를 포함해 8개 운용사에서 총 16개 레버리지·2배 인버스 상품이 내일 출시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이 각각 7개씩 출시가 되고요, 한화자산운용(PLUS)이 삼성전자 곱버스를, 신한자산운용(SOL)이 SK하이닉스 곱버스를 내놓습니다.
<앵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본주에 어떤 영향을 미칩니까?
<기자>
상품 구조를 뜯어보면 자산운용사가 주식을 직접 다 사는 게 아니라, 선물을 활용해 기초자산 하루 변동성의 2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여기서 레버리지 특유의 리밸런싱 메커니즘이 작동하는데요. 기초자산인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주가가 오르면 ETF의 레버리지 비율을 2배로 유지하기 위해 장 막판에 본주를 더 사야 하고,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비율을 맞추기 위해 본주를 더 팔아야 하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장 초반과 장 막판에 레버리지발 거래량이 대거 몰리면서 본주의 변동성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꼬리인 ETF가 몸통인 본주 가격을 뒤흔드는 '웩더독(Wag the dog)'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초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얼마나 팔리느냐에 따라 이 변동폭이 폭풍이 될지 찻잔속 태풍 수준이 될지 결정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상품 구조 자체에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부메랑이 숨어있다는 뜻이군요. 그런데 국내에 이렇게 상품이 나왔음에도 여전히 홍콩에 상장된 상품이 유리하다는 분석은 왜 나오는 건가요?
<기자>
'거래 시간'의 한계 때문입니다. 홍콩 증시는 ETF 거래 마감 시간이 우리보다 1시간 30분 늦습니다. 한국 시장의 경우 정규장이 끝난 뒤 애프터 마켓에서 호재나 악재가 터져 삼성전자·하이닉스 본주가 요동치더라도 국내 레버리지 ETF는 정규장 마감과 함께 거래가 딱 끊겨버립니다.
투자자가 손을 쓸 수 없는 매매 제약이 생기는 것입니다. 반면 홍콩 CSOP 상품 등은 한국 시간외 움직임까지 반영해 늦게까지 거래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대처하기가 수월합니다. 금융당국이 ETF 거래 시간을 연장하기 전까지는 홍콩 상품이 유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제도적 보완이 있기 전까지는 시간 차이에서 오는 불리함이 있겠군요. 마지막으로 금융당국이 마케팅 자제령을 내렸는데, 이것이 시장에 또 다른 파장을 낳고 있다고요?
<기자>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상품이 초고위험 상품인 만큼 시장 과열을 막겠다며 운용업계에 마케팅 자제령을 내렸습니다. 수수료 경쟁도 자제하고 관련 이벤트도 열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중소형 운용사들 사이에서는 당국이 오히려 대형사 양강 체제에 굳히기 판을 깔아줬다는 볼멘소리를 내놓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레버리지 ETF는 LP 호가를 잘 대는 대형사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시장입니다.
후발 주자나 중소형사들은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낮추거나 대대적인 마케팅 이벤트를 열어서 판을 뒤집어야 하는데, 당국이 발을 묶어버리니 경쟁의 기회조차 사라진 것입니다. 결국 당국의 규제가 역설적으로 삼성과 미래에셋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