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만 가면 '푸드덕'…수백마리 점령, 이유 있었네

입력 2026-05-24 08:45


서울역 주변에서 최대 351마리의 집비둘기가 관찰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국립생물자원관이 최근 발간한 '야생조류 현안 대응 및 공존을 위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1월 서울역 주변에서 관찰된 집비둘기는 최대 351마리였다.

집비둘기와 관련해서는 '먹이주기 금지 구역' 36곳과 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 9곳에서 개체수를 조사했다. 조사는 작년 2월과 11월 두 차례 진행됐으며 먹이주기 금지 구역 14곳과 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7곳 등 핵심 지역은 3·4·5·7·8월에 한 차례씩 추가 조사가 이뤄졌다.

서울역은 작년 7차례 조사에서 평균 147.9마리가 관찰됐으며, 먹이주기 금지 구역이 아닌 곳 중 가장 많은 수가 확인됐다. 이어 청량리역(최대 151마리)·올림픽공원(최대 143마리) 순이었다.

먹이주기 금지 구역 내에서는 이촌한강공원이 최대 322마리(작년 11월)로 가장 많았고, 광나루한강공원(최대 228마리)·여의도한강공원(최대 193마리)이 뒤를 이었다.

자원관 연구진은 "서울역과 청량리역 등은 장기간에 걸쳐 인간 활동과 먹이 자원이 지속해서 제공된 역사적 공간"이라면서 "집비둘기는 반복적으로 먹이를 획득할 수 있는 장소에 높은 충실도를 보이며 특히 역사성이 높은 도심 공간에서 개체군 밀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보고돼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먹이주기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의 집비둘기 수가 평균적으로 더 많았다는 점을 근거로 "먹이주기 금지 구역 지정이 효과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작년 1월 야생동물법 개정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먹이주기를 금지할 수 있게 됐고, 서울시는 작년 7월 38곳의 '유해야생동물 먹이주기 금지 구역'을 지정했다. 현재 약 30여 곳의 지자체가 관련 조례를 제정했지만, 실제 단속이 이뤄진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반 시 1차 20만원, 2차 50만원, 3차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먹이주기 금지를 둘러싼 찬반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찬성 측은 먹이 공급이 번식력을 높여 개체수를 급증시키고, 분변으로 인한 위생 문제와 문화재 훼손 피해를 우려한다. 반대 측은 먹이를 차단해도 개체수가 줄지 않고 오히려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지는 등 다른 문제만 일으킨다며 '불임 먹이' 등 대안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작년 12월 관련 법령과 조례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나, 헌재는 올해 절차상 문제를 들어 각하 결정을 내렸다.

도심 비둘기 급증의 책임이 인간에게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각각 3,000마리를 날리는 등 1985년부터 2000년까지 비둘기를 날리는 행사가 90차례나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자원관 관계자는 "먹이주기를 금지한다고 당장 개체수가 줄지는 않으며, 초기엔 한 장소에 밀집을 방지하는 효과가 크다"면서 "먹이주기 금지로 효과를 본 외국 사례도 있는데, 이 경우도 2∼3년 정도 후에 효과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