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치면 타자 속도가 완전 X티로 느려져가지고"
최근 'SNL 코리아' 시즌8 스마일 클리닉에 등장해 화제를 모은 'MZ 신입사원' 안주미는 출근 첫날 '도각도각' 소리를 내는 화려한 키보드를 들고 와 옆자리 선배에게 잔소리를 듣자 이렇게 답한다. 또 상담실장(이수지 분)에게 크게 꾸중을 들을 때는 '키캡 키링'을 빠르게 두드리며 "제가 이걸 눌러야 심신이 안정돼서요"라고 해, 천연덕스러운 신입 특유의 캐릭터를 잘 살렸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안주미가 심신 안정용으로 두드린 키캡 키링은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용 장난감'이다. 컴퓨터 기계식 키보드의 자판 덮개인 '키캡'(Keycap)과 그 아래에서 눌리는 '스위치'를 떼어내 손잡이를 달아 만든 것으로 키보드를 칠 때 느껴지는 특유의 타건감과 소리가 특징이다.
이미 MZ세대 사이에서 기계식(Mechanical) 키보드가 '핫'한 아이템으로 떠오른지 오래인데, 여기서 나아가 기계식 키보드의 '딸깍'거리는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지면 긴장이 풀리면서 묘한 안정감이 느껴진다는 점에 착안해 키링까지 별도로 들고 다니는 트렌드를 반영한 장면이다.
기업에서는 브랜드 로고를 박은 한정판 키캡을 사은품으로 내걸거나 아예 제품을 키캡 모양으로 출시하기도 한다.
기계식 키보드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연 '타건감' 때문이다.
기계식 키보드를 사무실 내에서 사용하는 직장인이 많아지면서 스위치에 저소음이 가미된 키보드들도 출시되고 있다.
저소음 밀키축은 '소곡소곡', 저소음 코랄축은 '타각타각', 저소음 바다축은 '도독도독'거리는 소리가 난다.
황축은 키를 누를 때 살짝 무겁게 '톡톡' 눌리는가 하면, 재잘축은 '찰칵찰칵' 거리며 눌러지는 느낌이다.
기계식 키보드 가격은 8만∼30만원대다. 일반적으로 쓰는 멤브레인(Membrane) 키보드가 1만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10~30배 비싼데도 인기다.
근무할 때 키캡 키링을 애용한다는 직장인 A씨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걸 계속 누르면 긴장이 풀리면서 묘한 안정감이 든다"고 했고, 대학생 B씨는 "특히 시험 기간처럼 예민할 때 무의식적으로 누르고 있으면 손끝에 착 감기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