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행 국제 구호선단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뒤 22일 귀국한 활동가 김아현(활동명 해초)씨가 나포 당시를 증언했다.
김씨는 귀국 당일인 이날 오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포 후 배 위 컨테이너 감옥에서 여러 군인에게 폭행 당해 왼쪽 귀 고막이 파열됐다"며 "이번 항해는 지금까지 경험한 항해 중 가장 폭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탑승했던 세일링 보트 '리나 알 나불시'호는 프랑스에서 출발해 이탈리아·그리스·튀르키예를 거쳐 가자로 향하던 중 가자지구에서 약 218.5㎞ 떨어진 지중해 공해상에서 나포됐다. 그는 "하루만 더 갔으면 가자에 도착할 수 있었다"며 나포 당시 가자까지 24시간가량 남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나포 과정이 폭력적이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총구를 겨누고 고무탄과 섬광탄, 테이저건까지 사용했다"며 "쾌속 고무보트를 타고 와 위치 공유 장비 같은 핵심 장비부터 부쉈고, 완전 무장 상태로 진입해 총으로 위협했다. 해적을 만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가장 두려웠던 순간으로는 나포 직후 군함 위 컨테이너 감옥에 수감됐을 때를 꼽았다. 김씨는 "좁은 컨테이너에 활동가를 한 명씩 넣고 불을 꺼놓은 상태에서 여러 군인이 얼굴을 심하게 때렸다"며 "다른 여성 활동가는 성추행·성고문을 당했고, 남성은 대부분 테이저건 고문을 당했다"고 전했다. 함께 항해한 김동현 활동가는 포박된 상태에서 구타당해 횡문근 융해증 진단을 받고 장기 입원이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무교이자 "겁이 많은 사람"이라고 소개한 김씨는 "가자지구는 여전히 고립돼 있고 많은 사람이 기아와 폭격으로 죽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가자를 위한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험한 행동'이자 '외교적 부담'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는 일반 시민들도 참여하는 국제 연대 운동"이라며 "고립된 지역과 연대하기 위한 행동을 특별하거나 유난한 일로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항해에는 유럽 정치인과 프랑스 국회의원, 아일랜드 대통령의 여동생 등도 함께 탑승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초등학생 때 제주 강정마을을 방문한 이후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김씨는 "항해뿐 아니라 가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 함께하겠다"면서 "우선 올해는 복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