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방산 기업들 수주 소식이 많았었는데 과연 언제쯤 실적으로 연결될까 궁금하실 분들이 많을 겁니다. 수출입 데이터를 통해 과거의 수주가 매출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데이터로 확인된 구체적인 수치가 궁금합니다. 수출이 얼마나 늘었습니까?
<기자>
무역협회를 통해 올해 1~4월까지의 품목별 수출액을 살펴봤습니다.
'발사장치류' 품목(HSK9301200000) 수출액은 2억 13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년 수출액의 절반 가까이를 이미 채웠고요, 발사장치류 품목 사상 최대 수출 기록을 썼던 2024년 같은 기간(1억 4121만달러)과 비교해도 50.8% 늘었습니다. 통상적으로 방산 수출 집계가 8월 이후에 집중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은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천궁2 발사대, 천무 다연장, 비호복합, 어뢰발사관 같은 항목들이 발사장치류로 잡히는데요, 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매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품목입니다.
국가별로는 폴란드로 향한 수출액이 1억 8900만달러로 대부분(88.7%)을 차지했는데, 한화에어로가 과거 폴란드에서 수주했던 사례들이 본격적으로 매출로 잡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했던 해보다 50% 이상 늘었다니 놀라운 증가세인데요, 다른 주목할 분야는 어떤게 있습니까.
<기자>
더 주목할 부분은 '기타(others)' 품목입니다. 뭔가로 콕 집어 구분짓기 어려운 항목들을 아우르는 소분류입니다.
이 품목은 2023년까지만 해도 연간 수출액이 1천만달러를 밑돌았습니다. 2024년 연간 5천만달러가 잡히기 시작한 이후 작년에는 3억 8900만달러까지 늘었습니다.
올해는 1~4월 수출액이 2억 3100만달러로 작년 수출 실적의 절반을 넘겼습니다. 앞서 살펴봤던 발사장치류 수출액을 넘겼죠. 1~4월 기준으로만 하면 작년보다도 477% 늘었고요.
기존에는 해외 수출이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다가 본격적으로 수금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기타'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성장세가 어마어마한데, 이 품목에 어떤 것들이 속해 있는지 짚어주시죠. 국내 어떤 기업들과 연결되어 있습니까?
<기타>
가장 먼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2022년 이집트와 맺은 K9자주포, K10탄약운반차 수출 계약 물량이 본격적으로 인도되면서 관련 부품 매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탄약 기업인 풍산과 자회사들도 이 부분에 기여를 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완성된 포탄·탄약은 별도 품목으로 잡히지만 탄약용 특수 신관(폭발 제어 장치)이나 탄약 구성품들은 기타 부품 코드로 수출됩니다.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로 전 세계적인 탄약 부족 사태가 겹치면서 수출 단가와 물량이 동시에 뛰어 이 데이터의 급증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유도무기 분야 강자인 LIG넥스원, 방산의 '눈'을 담당하는 한화시스템도 이집트 시장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함정용 유도무기와 레이더 성능 개량을 위한 정밀 탐색기, 교전통제소 컴퓨터 보드, 안테나 구성품 같은 핵심 부품들이 기타 코드로 꾸준히 수출되고 있습니다.
종합하면 다양한 방산 완제품 인도에 맞춰 교환물자, 탄약 같은 소모 부품의 납품이 본격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방산은 완제품 인도 후 수년간 부품과 정비 수요가 반복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기타 부품류 매출 급증은 K-방산이 지속적인 반복 매출을 올리는 구조적 성장기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실적이 찍히는 것을 보니 든든하긴 합니다만,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변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통관 데이터를 자세히 뜯어보면 월별 편차가 극단적으로 크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발사장치류만 보더라도 작년 10월 4012만달러에서 12월엔 2만달러로 급감했다가, 올해 2월에는 1억 1300만달러로 뛰고 3월엔 다시 45만달러로 줄어드는 등 변동성이 매우 심합니다.
이는 방산 분야의 특수성 때문인데요, 이를 매출이 급등락하는 '럼피(Lumpy)' 형태라고 부릅니다. 특정 월에 매출 공백이 생기거나 납기가 조금만 미뤄져도 해당 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 쇼크'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분들은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인도 스케줄을 확인하며 접근하실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