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중 많은 이들이 어떤 심정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애리조나대학교 졸업식에 축사자로 연단에 올라 오늘날의 인공지능(AI) 붐을 40년 전 컴퓨터 부상과 비교하며 "AI는 다른 모든 것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러분이) 어떤 길을 선택하든 업무 방식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를 옹호하는 그의 연설에 뜻밖의 야유가 쏟아지자 슈밋은 학생들의 두려움을 공감한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여기저기서 야유가 계속되자 멈칫하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AI의 급속한 발전이 청년층의 고용 불안을 자극하면서, IT 및 비즈니스 리더들이 곧 사회에 진출할 졸업생들의 적대적인 태도에 직면하는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이 문제로 반발을 사는 것은 슈밋만이 아니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AI를 자신의 미래에 대한 위협이자 지적 성장의 걸림돌로 보는 인식이 확인된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 8일 센트럴플로리다대 졸업식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부동산 개발업체 타비스톡의 임원 글로리아 콜필드는 당시 "AI 부상은 차세대 산업 혁명이다. 우리는 심오한 변화의 세대에 살고 있다"고 했다가 'AI는 형편없다'는 냉담한 반응이 돌아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AI 산업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미국인들의 AI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뿐일지도 모른다"고 짚었다.
최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블록 등이 AI 도입으로 인한 효율성 개선으로 잇달아 감원을 진행하는 가운데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위기감이 커진 상태다.
IT 전문매체 기즈모도에 따르면 지난 3월 설문조사에서 AI에 대한 순 지지율(지지 응답 비율에서 비지지 응답 비율을 뺀 값)은 마이너스(-) 20%로 집계됐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민정책에 대한 순 지지율(-19%)보다도 더 낮은 수치로, 미국인들이 정부 이민정책보다도 AI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