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반도체 특수성 인정…"파업해도 생산 유지"

입력 2026-05-18 17:49
수정 2026-05-18 17:49
<앵커>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을 사흘 앞두고, 법원이 사측이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일부 받아들였습니다.

파업 자체를 금지한 건 아니지만, 반도체 생산라인 유지와 시설 점거에는 강한 제동을 건 셈입니다.

산업부 장슬기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번 판결로 노조의 파업에 제한이 되는 부분은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수원지법은 오늘(18일)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일부 인용했는데요.

핵심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파업 기간에도 인력과 가동 시간, 가동 규모 등을 파업 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겁니다.

또 한 가지는 파업 기간 노조와 노조위원장이 시설을 점거할 수 없고, 잠금장치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근로자들의 출입을 방해할 수 없게 했습니다.

생산공정이 멈출 경우 추후 복구까지 상당한 시간과 경제적 비용이 소모될 수 있다는 사측의 주장을 받아들인 건데요.

이에 따라 사측이 주장했던 방재시설과 배기, 배수시설 등은 안전보호시설로 인정됐습니다.

웨이퍼와 같이 손상이나 제품 변질이 가능한 재료에 대한 '보안작업'도 파업 중 정상적으로 수행돼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24시간 연속 체제로 돌아가는 반도체 공정의 특수성을 법원이 인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상 파업 자체를 금지하진 않았지만, 반도체 라인의 생산과 안전 업무를 흔드는 방식은 안 된다고 선을 그은 겁니다.

<앵커>

그럼에도 노조는 21일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인데, 어떤 방식으로 파업이 가능한 겁니까?

<기자>

노조는 오늘 법원 판결이 나온 뒤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21일 예정된 쟁의활동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노조가 당장 할 수 있는 건 기본적인 쟁의행위입니다.

예를 들어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사업장 밖에서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거나 유인물을 배포하는 건 가능합니다.

하지만 반도체 공장 안에서 안전보호시설 유지 업무를 막는다거나, 설비 손상을 방지할 인력 투입을 막는 행위는 안 됩니다.

만약 노조가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다른 근로자들의 출입을 막는다면 이 또한 위반 행위가 됩니다.

다만 파업 기간 유지해야 할 인력에 대해선 노사의 입장차가 분명한데요.

법원은 '평상시의 평일 또는 평상시의 주말과 휴일'의 기본 인력을 기준으로 언급했습니다.

앞서 사측은 평일을 기준으로 DS부문 7만8천명 중 7천명의 필수 인력이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노조는 법원이 '주말과 휴일'을 기준으로 함께 언급한 만큼 7천명보다는 적은 인력 근무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측도 법원 판결 이후 공식 입장을 냈는데요.

사측은 "노조의 주장은 명백히 법원 결정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평일의 경우 평일 수준, 주말과 휴일에는 주말과 휴일 수준의 인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현재 노조는 사측에 부서별로 필요 인력을 구체적으로 취합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고, 사측은 임직원들에게 별도로 이를 안내한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이번 결정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후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까?

<기자>

파업 자체가 무산된 건 아니지만, 파업 방식과 수위는 상당히 제한되기 때문에 영향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노조 입장에서는 전면적인 생산 차질을 압박 카드로 쓰기 어려워졌고, 사측은 최소한의 라인 유지와 필수 인력 투입에 대한 법적 근거를 확보했습니다.

특히 이런 내용을 위반할 경우 하루 1억 원의 이행강제금이 걸려 있어, 노조 입장에서도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이 강행된다면, 실제 현장에서 어떤 업무까지가 '시설 손상'에 해당하는지, 웨이퍼를 놓고 어느 정도를 '변질'로 볼지 추가적인 노사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 중노위에서 사실상 마지막인 사후조정이 내일까지 진행될 예정인데요. 막판 교섭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산업부 장슬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