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시 채권·외환시장 함께 흔들릴 수도…'WGBI 편입' 숨은 두 개의 함정

입력 2026-05-19 05:00
WGBI 편입 '최대 90조 유입' 비중 축소·환율 변동성 대비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본격화하면서 대규모 외국인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편입 이후 숨겨진 리스크에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19일 WGBI 편입 이후 한국이 맞닥뜨릴 수 있는 두 가지 핵심 리스크로 '지수 내 지위 변화'와 '외환시장 불안정'을 꼽았다.

한국은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단계적으로 WGBI에 편입되며 지수 내 비중은 약 1.8%다. 이에 따라 500~600억달러(약 75~90조원)의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국내 국채시장으로 흘러들어올 것으로 기대된다. 국채금리 하락과 원화 가치 상승 효과도 예상된다.

문제는 지수 편입 이후에 한국의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유럽 등 주요국이 재정 지출 확대로 국채 발행을 늘리면 상대적으로 한국 비중이 희석된다. 인도 등 신흥국이 WGBI에 새로 편입될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히 일본 정부연금투자펀드(GPIF) 등 대형 글로벌 연기금 상당수가 현재 중국을 뺀 WGBI를 기준으로 운용 중인데, 이들이 중국 포함 지수로 기준을 바꿀 경우 한국 국채 투자금의 최대 10%가 빠져나갈 수 있다.



외환시장 충격 가능성 역시 제기된다. 자본연이 WGBI 편입 결정(2024년 10월) 전후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 채권 매수가 환율에 미치는 즉각적 영향이 편입 결정 이전보다 8.3배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편입 결정 전에는 외국인들이 환위험을 헤지하면서 채권을 사들여 직접적인 환율 영향이 작았다. 반면 편입 결정 이후에는 환헤지 없이 원화를 직접 조달하는 인덱스 자금이 늘면서, 외국인 채권 매매가 환율 움직임으로 훨씬 빠르게 이어지는 구조가 됐다.

외국인 자금 유입은 원화 강세를 이끌어 고환율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글로벌 금융 불안이 커지거나 한국의 지수 비중이 갑작스럽게 조정될 경우, 국채 매도와 원화 매도가 동시에 쏟아지면서 채권·외환시장이 함께 흔들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단 것이다.

자본연은 이런 리스크에 대비해 국채 수급 관리와 외환시장 안정을 연계한 통합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자금의 성격을 세분화해 모니터링하고, 글로벌 연기금의 운용 기준 변화를 미리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