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아프리카에서 확산 중인 에볼라 발병 사태와 관련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에볼라는 발열·근육통·구토·설사 등을 유발하는 치명적 감염병으로, 감염자의 체액이나 오염 물질, 사망자와의 접촉 등을 통해 전파된다. 치사율이 높아 아프리카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대규모 보건 위기를 초래해왔다.
WHO는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민주콩고와 우간다에서 발생한 에볼라 감염이 이미 국경을 넘어 확산하고 있으며, 다른 국가에도 공중보건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현재까지 민주콩고 이투리주 부니아·르왐파라·몽그발루 등 3개 지역에서 에볼라 확진자 8명과 의심 환자 246명이 보고됐다. 사망 의심 사례는 8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도 최근 확진자 2명이 확인됐다. WHO는 이들이 민주콩고를 다녀온 이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 발병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분디부교'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WHO는 초기 검사에서 높은 양성률이 나타난 데다 의심 환자도 계속 증가하고 있어 실제 감염 규모가 공식 통계보다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승인된 치료제나 백신이 없다는 점에서 상황의 심각성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다만 WHO는 이번 사태가 아직 전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단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콩고는 1976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이후 이번까지 모두 17차례 발병을 겪었다.
WHO는 각국 정부에 국가 재난·비상 대응 체계를 즉각 가동하고 국경 검문과 주요 도로 검사를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또 확진자는 즉시 격리하고 접촉자를 매일 추적 관찰해야 하며, 노출 이후 21일간 국제 이동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공포에 따른 국경 폐쇄나 무역 제한 조치는 오히려 비공식 국경 이동을 늘려 방역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에볼라바이러스의 국내 유입될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면서도 만약에 상황에 대비해 대응을 강화한다.
질병관리청은 공중보건학적 위험도를 '낮음'으로 평가하되 철저한 대비를 위해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한 뒤 대책반을 구성했다.
아울러 에볼라가 발생한 민주콩고, 우간다와 이들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남수단을 오는 19일자로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해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정된 국가를 방문하거나 체류한 모든 입국자는 검역관에게 큐-코드(Q-CODE) 등을 통해 건강상태를 신고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