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금요일' 폭락 시작일까 단기 조정일까

입력 2026-05-16 09:05
15일 코스피 6% 급락세 미국 금리 급등, 환율 1500원 치솟아 6월 중순까지 조정 가능성 제기 [B급기자의 B급리포트]


15일 국내 증시는 기록적인 폭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6.12% 급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5.14% 내렸다. 장 초반 코스피 지수가 8000을 기록한 직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고 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공포에 휩싸였다. [B급기자의 B급리포트]에서는 '검은 금요일' 이유와 현재 국내외 주식시장이 안고 있는 리스크, 그리고 향후 증시 전망을 심층적으로 파헤쳐 본다.

● "고물가 고착화와 채권 금리 급등"



치솟은 채권 금리가 시장 공포의 도화선이 됐다.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이 고스란히 원자재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의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는 사실상 사라졌다. 시장에는 긴축 공포가 퍼지고 있다. 현재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597% 수준으로 최근 1년 중 최고치로 치솟았다. 30년물 금리도 5.112%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물가도 한국은행의 목표치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미 채권 시장은 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 15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170% 수준까지 올랐고, 2년물 금리도 3.60% 수준까지 올랐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5월 금통위에서 인상 시그널을 보낸 후 7월에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난다.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의 상대적 매력도는 낮아져 증시는 하방 압력을 받게 된다.



● 환율 '심리적 저항선' 1500원 돌파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선 점도 치명적이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8원 오른 1500.8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채권 금리 상승이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로 이어졌다. 미국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안전자산이면서 이자까지 많이 주는 달러로 자금이 쏠리게 된다.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원화 가치는 하락한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차익실현 매물도 환율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고 이를 본국으로 가져가거나 다른 곳에 투자하려면 달러로 환전해야 한다. 외환시장에 달러 수요가 몰리며 환율을 밀어 올리는 것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536원 이상으로 오를 경우 시장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트럼프 대통령 '더는 못참아' 도화선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시 급락에 영향을 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이란에 대해 더는 참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란의 지도부에 대해 "더 이상 인내심을 유지할 수 없다"며 "협상을 하거나 멸망당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재차 고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을 강타했다. 중동 분쟁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키우며 글로벌 자산 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다.



● 수급 부담 있지만…하반기 AI 중심 재상승 기대



증권가에서는 향후 증시 전망에 대해 '6월 중순까지 횡보 혹은 조정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장 큰 변수는 6월 예정된 스페이스X 상장이다. '세기의 IPO'인 스페이스X 상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스페이스X 같은 초대형 종목이 IPO 시장에 나오면 이를 사기 위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다른 주식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적 공백기도 증시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고 2분기 실적까지는 시간이 남은 상태다. 주식은 기업의 이익 성장을 동력으로 움직이는데, 동력이 잠시 멈추는 시기가 실적 공백기다. 시장을 이끌 호재가 없기 때문에 증시는 작은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국내외 위험 요인이 생겼을 때 이를 방어해줄 견고한 실적 데이터가 부재하다 보니 지수가 힘없이 밀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나정환 연구원은 "6월 중순까지는 수급과 실적 공백이 겹치며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이후엔 반등 계기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6월 중순을 지나며 2분기 실적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SK하이닉스 ADR 상장 가능성도 구체화되면서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나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AI 모멘텀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