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절반가량 투자하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 6주 만에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의 대표 펀드를 자산 규모에서 추월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미국의 소형 자산운용사 라운드힐이 지난달 2일 뉴욕증시에 상장한 '라운드힐 메모리 ETF'(종목코드 DRAM)가 그 주인공이다. 이 ETF가 출시 이후 약 90억달러(약 13조원)의 자산을 끌어모아 테마형 ETF의 최강자로 꼽히던 ARK 이노베이션(ARKK)을 넘어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76억달러(약 11조3천억원)이며 최근 1개월 수익률은 59.17%나 되어 인기만큼의 실적도 담보했다.
이 테마형 ETF는 보유 종목 상위 10위 안에 14일 기준 SK하이닉스(28.1%), 마이크론(26.3%), 삼성전자(20.6%), 키옥시아(5.7%), 샌디스크(4.9%) ) 등이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자하기 어려웠던 미국 투자자들의 수요를 흡수해 자금 유입이 가속화했다.
이 ETF는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수요를 타고 각광받은 틈새 시장인 컴퓨터 메모리·스토리지 관련 종목을 추종한다.
순매수 누적액은 출시 27일 만에 2억달러를 돌파했고, 6주 누적 순매수액은 2억5천만달러(약 3천620억원)를 넘어 엔비디아 등 인기 종목으로의 자금 유입을 앞질렀다.
라운드힐 인베스트먼츠의 데이브 마자 최고경영자(CEO)는 수요의 상당 부분이 개인 투자자에게 나오고 있다면서 "한국 개인 투자자들도 자국 시장의 핵심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는 미국 상장 ETF가 생긴 것에 특별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DRAM ETF 출시 이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는 각각 89.4%, 41.3% 뛰었다. 샌디스크와 마이크론 주가는 각가 5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고성장 기술주에 투자하는 ARKK는 한때 액티브 테마형 펀드의 대표 주자였지만 수익률 부진에 자산 유출이 급격했다.
라운드힐은 직원이 12명에 불과한 소규모 운용사다. DRAM은 연 0.65%의 운용 보수를 부과하며, 라운드힐의 세 번째로 큰 ETF가 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