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범죄' 아니었다...원래 대상 못찾자 '분풀이' 살해

입력 2026-05-14 08:05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거리에서 살해한 장윤기(23)는 자신이 스토킹하던 이성을 당초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가 실패하자 애꿎은 약자에게 분풀이성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살인·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한 장윤기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14일 검찰에 송치했다.

장윤기는 지난 5일 0시 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보행로에서 고교 2학년 여학생(17)을 살해하고,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다른 학교 남학생(17)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했다.

경찰은 장윤기가 자신이 스토킹해오던 외국인 여성 A(20대)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다고 판단해 살인예비 혐의도 추가했다.

범행 이틀 전인 지난 3일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A씨는 장윤기를 스토킹 가해자로 경찰 112 상황실에 신고했다.

스토킹 신고는 정식 수사로 전환되지 않고 종결됐다. 그러나 이성적 호감을 일방적으로 표시해왔던 장윤기는 화를 삭이지 못했다.

A씨는 신고 후 타 지역으로 떠난 상태였다. A씨를 찾지 못해 이틀간 거리를 배회한 장윤기는 홀로 귀가하던 여고생을 분노 표출 대상으로 삼았다.

여성의 비명소리를 듣고 도우려 달려온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수사 초기 경찰은 장윤기와 피해 학생들 간 일면식이 없어 이상동기 범죄, 이른바 '묻지마' 범죄로 분류하고 범행동기 규명에 주력했다.

그러나 이후 장윤기의 행적을 재구성, 프로파일러 면담, 스마트폰 포렌식 등을 통해 사건의 구체적 실체가 드러나자 경찰은 장윤기의 범행을 '분노범죄'로 규정했다.

목적이 뚜렷했고, 증거인멸 등 나름 치밀한 계획을 세웠기에 불특정 다수를 무차별적으로 노리는 묻지마 범죄와 구분되는 유형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A씨의 별건 고소로 수사가 착수된 성폭행 혐의, 112 신고 직전 이뤄진 손찌검 등 A씨에 대한 스토킹 범행에서는 관계성 범죄의 고위험 징후도 드러났다.

그간 장윤기는 수사 과정에서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고, 누군가 데리고 가려 했다"고 진술하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이같은 내용의 수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