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백화점 업계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이제 승부처는 단순한 판매 싸움에서 새로운 고객 유치 경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백화점 3사 중 누가 제일 잘 나가는지, 어떤 전략으로 승부를 보고 있는 지 '참견하는 기자' 시간에서 이서후 기자와 살펴봅니다.
이 기자, 먼저 어디가 돈을 많이 벌었는지 성적표를 살펴봐야겠죠.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백화점 3사는 모두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경신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매출 8,7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912억 원으로 47.1% 증가했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7,409억 원, 영업이익 1,410억 원, 현대백화점은 매출 6,325억 원, 영업이익은 1,358억 원으로 각각 성장세를 나타냈습니다.
역시나 매출과 이익으로는 전통 강자인 롯데백화점이 가장 앞섰는데요.
점포 수만 30개로 경쟁사의 2배 이상이기 때문에 규모의 경쟁에서는 1위 자리를 계속해서 지키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각 백화점의 단일 점포의 성과를 살펴보면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지난해 국내 백화점 점포별 매출 순위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더현대 서울이 기존 9위에서 7위로 1년 만에 2계단을 껑충 오른 겁니다.
더현대 서울의 성장 속도가 빠른 배경은 힙한 브랜드들을 가장 먼저 입점시키면서 젊은 세대로부터 "트렌드 좀 아는 백화점"으로 인식된 데 있습니다.
'우영미'나 '아미' 같이 전통 명품 브랜드가 아닌, 뉴 럭셔리 브랜드들을 선점하는 MD 실력으로 승부를 본 겁니다.
패션 뿐만 아니라 콘텐츠 측면에서도 실험적인 시도를 하면서 백화점을 단순히 쇼핑하는 공간에서 경험하는 공간으로 체질을 바꾼 게 주효했습니다.
실제 더현대 서울에서는 지난해 1년간 660회의 팝업스토어가 개최됐을 정도입니다.
<앵커>
뭐니 뭐니해도 백화점의 1등 공신은 명품이죠.
어떤 명품 브랜드가 얼마나 많이 입점되어있느냐로 백화점 서열이 나눠지기도 하니까요.
이 분야 강자는 어디입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무승부입니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명품 관련 매출을 정확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습니다만, 성장 속도는 살펴볼 수 있는데요.
올 1분기 롯데, 신세계, 현대 모두 명품관 매출 신장률이 약 30%로 3사 모두 거의 동일했습니다.
일명 '에루샤'로 불리는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같은 클래식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고가 상품 판매가 크게 늘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비싼 제품일수록 백화점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더 강해진 게 이유로 꼽힙니다.
또 요즘 같이 고환율이 지속되면 여행가서 명품을 사오는 것보다 국내 백화점에서 구매하는 게 더 이득이라고 여겨지거든요.
실제로 신세계백화점 VIP 매출은 전년 대비 24% 증가했습니다.
<앵커>
최근 인바운드 관광이 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내 백화점 실적에 크게 기여하고 있죠.
외국인 매출이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곳은 어딥니까.
<기자>
외국인 매출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는지를 살펴보면, 신세계가 1위입니다.
올 1분기 기준 외국인 매출 비중은 신세계(본점)가 29%로 가장 높았고, 롯데(본점)가 23%, 현대(더현대서울)가 약 20%로 추산되며 뒤를 이었습니다.
외국인 매출이 늘어나는 속도도 신세계가 앞섰습니다.
1분기 외국인 매출 증가율은 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이 140%,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이 121%, 롯데백화점 본점이 103%이었고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봐도 신세계 본점이 전년 대비 83% 증가해 가장 높았습니다.
<앵커>
유독 신세계백화점을 찾는 외국인이 많은 이유는 뭡니까.
<기자>
다름 아닌 점포 위치가 가장 큰 경쟁력으로 작용했습니다.
대표적인 서울의 관광 상권으로 꼽히는 명동, 강남 입지를 모두 확보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본점은 외국인이 많이 몰리는 명동 한복판에 있고, 강남점은 고속버스터미널과 연결돼있잖아요.
즉 관광객들이 숙소나 공항에서 대중교통 등을 통해 접근하기 편리한 겁니다.
특히 핵심 상권에 위치한 점포들에는 에루샤 3대 브랜드가 모두 입점해 있습니다.
에루샤가 한 점포에 모두 들어가있는 점포는 현재 국내에 6곳 정도인데요.
이중 4개가 신세계 백화점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 '오픈런'하기 좋은 성지로 알려지면서 명품 수요를 그대로 흡수한 겁니다.
이렇듯 성적을 매기는 지표 자체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1등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백화점 업계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이서후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김재원, 영상편집: 이유신·노수경, CG:배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