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 디올에서 구매한 700만원대 가방 수선을 맡겼더니 프랑스 본사에서 해야 한다며 1년간 돌려주지 않았는데, 한 사설업체의 SNS에 이를 수리하는 영상이 버젓이 올라와 소비자가 분통을 터트렸다.
13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A씨는 2016년 디올 F/W(가을/겨울) 런웨이 쇼라인에서 공개된 명품 가방을 부산 해운대 백화점의 디올 매장에서 700여만원에 구매했다.
국내에 단 한 점만 들어왔다는 매장 직원의 말에 A씨는 큰 금액에도 구매를 결정했다.
8년여간 가방을 사용하다 외부 장식인 비즈(Beads)가 2~3개 떨어지자 2024년 12월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 디올 매장에 수리를 의뢰했다.
직원은 "해당 제품이 희귀 라인이라 비즈 여유분이 본사에만 있다. 가방을 프랑스 파리로 보내 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고, A씨는 가방을 맡겼다.
그러나 가방 수리는 1년이 넘도록 끝나지 않았다.
A씨는 결국 지난 2월 24일 매장에 항의했고, 매장 측은 "파리에서 제품이 곧 들어올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런데 매장 측은 바로 그 이튿날 가방 수리가 끝났으니 찾으러 오라고 A씨에게 연락했다.
하루만에 수리가 끝났다는 것이 이상했지만 A씨는 명품 브랜드에서 제품 관리를 허투루 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하고 가방을 되찾아 왔다.
그러나 가방을 되찾아온 지 한 달여가 지난 3월 23일 A씨가 SNS에서 국내 수선업체의 홍보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면서 숨겨진 진실이 드러났다.
해당 업체가 3월 16일 올린 '디올 레이디백 떨어진 장식 수선'이라는 제목의 영상에 A씨가 구매한 가방과 같은 디자인의 가방에 비즈를 붙이는 작업 과정이 담겨 있었다.
A씨는 영상에 나온 가방이 자기 것이라고 확신하고 디올 고객센터와 매장 측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확인을 요청했다.
그 결과 파리 본사에서 수리했다던 가방이 사실은 한국의 사설업체에서 수리한 사실을 최종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A씨는 "매장 측은 '파리 본사에서 수리했다'고 말했다가 나중에는 '비즈를 본사에서 받아서 국내 아틀리에(작업장)에서 수리했다'는 식으로 말을 계속 바꾸면서 거짓말을 했다"며 "본사에서 수리했다는 증거를 보여달라고 했지만, 매장 측은 작업지시서나 송장 등을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문제의 SNS 영상을 보면 원래 가방에 붙어 있던 비즈를 떼어 보이지 않는 부분에 옮겨붙이는 임의 수리를 한 장면도 나온다"며 "내 가방이 지난 1년 넘게 어디서 어떻게 보관됐는지 알 수 없는 것도 화가 나는데, 이제는 진품인지 가품인지 구분조차 할 수 없게 됐다"고 호소했다.
A씨는 디올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법률 대리인을 통해 내용증명을 보낸 것이다.
법무법인 평정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가 고객 신뢰를 저버린 중대한 사안"이라며 "소비자의 정당한 권익 보호와 시장의 공정한 질서 확립을 위해 민형사상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올 측이 가방 수리를 의뢰한 소비자를 기망한 만큼 민사적으로는 손해배상 청구를, 형사적으로는 재물손괴죄 적용이 가능해 보인다.
디올 측은 A씨에게 "가방을 다시 파리 본사로 보내 수리해주겠다"는 제안과 환불안을 제시했다.
취재진이 디올에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