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부 고쳐주세요"…학부모 민원에 안면마비 온 교감

입력 2026-05-12 14:44
재판부 "교권 부당 간섭·침해…3천만원 배상" 판결


학부모의 반복적인 악성 민원으로 교사가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입었다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민사부(황정수 부장판사)는 전주 한 초등학교 교감 A씨가 학부모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B씨가 A씨에게 위자료 3천만원과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2023∼2024년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이어진 학부모 민원 과정에서 비롯됐다.

해당 초등학교에 자녀를 보낸 B씨는 학교 누리집과 전화 등을 통해 정당한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수준의 과도한 민원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을 정정해달라', '아이가 아픈데 왜 농구를 시키느냐', '왜 과목별 수업계획서 없이 수업을 진행하느냐', '왜 스승의 날 선물을 돌려보내느냐' 등의 항의를 거듭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했지만, 일부는 사실과 다른 내용을 근거로 학교 측에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민원 대응 업무를 맡았던 A씨는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과 안면마비 증상을 겪는 등 건강이 크게 악화했다.

재판부는 보호자가 자녀 교육과 관련해 학교에 의견을 제시할 권리는 인정되지만, 그 과정에서도 교원의 전문성과 교권은 존중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자녀를 위해 민원을 제기했으므로 그 목적에 있어 참작할 사정이 있긴 하지만,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해 부당하게 간섭하고 교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정당한 권리행사를 벗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피고의 불법 행위와 그 정도, 기간, 원고의 정신적 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자료 액수를 정했다"고 판시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