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중동 긴장이 재고조된 가운데서도 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이 연일 최고치를 새롭게 쓰는 가운데 중동 지정학적 불안과 에너지 수급 혼란 장기화에 따라 증시가 과거 '닷컴버블' 때와 같은 급락 사태를 맞을 것이란 비관론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퀄컴 8%·마이크론 7%·엔비디아 2%↑…'반도체 랠리'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5.31포인트(0.19%) 오른 4만9,704.4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91포인트(0.19%) 오른 7,412.8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7.05포인트(0.10%) 오른 2만6,274.13에 각각 마감했다.
S&P500과 나스닥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 마감이다.
이날 증시 랠리는 반도체 종목이 이끌었다.
퀄컴이 8.42% 급등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6.5%), 웨스턴 디지털(7.46%), 시게이트(6.56%) 등 메모리 반도체가 강세였다.
매그니피센트7(M7)는 혼조세였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1.97% 올랐고, 테슬라도 3.89% 강세였다. 반면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하락 마감했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설립자 겸 CEO인 제이 해트필드는 "기술 붐이 너무나 강력해 에너지 가격 상승이 미국 경제나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며 "모두가 중동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해방 프로젝트' 재개 검토…긴장 재고조
실제 중동 긴장은 재고조되는 분위기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휴전 상황에 대한 질문에 "믿을 수 없이 약하고, 가장 약한 상태다. 대대적으로 생명 연장 장치에 의존하고 있고 의사가 들어와서 약 1%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중단된 '해방 프로젝트'의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제유가는 이에 반응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2.9% 오른 배럴당 104.21달러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2.8% 오른 배럴당 98.07달러에 마감했다.
에너지 공급 혼란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경고도 나왔다.
세계 최대 석유 기업인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CEO는 "설령 오늘 당장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된다 해도 시장이 균형을 잡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만약 봉쇄가 몇 주 더 이어진다면 2027년까지도 정상화가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10% 추가상승" vs "버블붕괴 직전"
이처럼 시장이 대외변수를 둘러싼 환경과 차별화하는 흐름이 강해지자, 향후 전망에 대해 엇갈린 목소리가 나온다.
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최고투자전략가는 전날 투자자 노트에서 올해 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목표치를 종전 7,700에서 8,250으로 상향 조정했다.
연말까지 추가로 10% 넘게 지수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
HSBC도 올해 말 S&P 500 지수 목표치를 종전 7,500에서 7,650으로 상향 조정했다.
야데니와 HSBC 모두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 상향 조정을 주된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에 최근 뉴욕증시 강세가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직전을 상기시킨다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로 유명한 미국의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온라인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 글에서 급락 반전 가능성을 경고했다.
버리는 자신의 계산에 따를 때 나스닥100 지수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43배로 높아졌다고 언급하며 "월가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기업들의 이익을 50% 이상 과대계상하고 있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미국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인 폴 튜더 존스 튜더인베스트먼트 창립자도 최근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재 뉴욕증시가 닷컴버블로 정점을 찍기 1년 전인 1999년과 비슷한 분위기라며 강세장이 끝날 때 주가 하락 폭이 상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