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의 15%" 삼성전자 노조…'사후조정' 협상 조건 꺼냈다

입력 2026-05-11 11:01
수정 2026-05-11 11:23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회의 참석 노조 "성과급 상한폐지 제도화 안되면 조정 불가"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제도 개편을 둘러싸고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핵심 쟁점을 둘러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상한선을 폐지하는 내용을 제도화하지 않으면 조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은 11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사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지급 및 상한 폐지, 제도화를 계속 말하고 있다"며 "회사가 제도화에 대해 입장이 없으면 오늘이라도 저희는 조정이 안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사측은 그동안 성과가 잘 나왔을 때 쌓아뒀다가 적자 때 보전해주겠다고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명문화라는 말은 믿지 못하겠고 명확하게 제도화 관점에서 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회사가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일 경우 노조 역시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반도체 부문 외 사업부에도 성과급 재원을 배분하기 위한 전사 공통재원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교섭에서 논의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했다.

최 위원장은 공통재원 관련 노조 내 이견이 정리됐는지 질문에 "3개 노조가 같이 결정한 사항을 지금 말을 바꾸기는 어렵다. 불성실 교섭이라는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다"며 "저희 방향은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법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내년에는 이 부분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과 오는 12일 이틀간 사후조정 절차를 통해 협상을 재개했다. 사후조정은 조정이 종료된 뒤 노동쟁의 해결을 위해 노사 동의하에 다시 실시하는 조정이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재자 역할을 맡아 교섭을 진행한다. 사후조정을 통해 조정안이 도출되면 단체협약과 같은 법적 효력을 지닌다.

앞서 양측은 지난 2∼3월 조정 과정에서 합의에 실패해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졌으나, 고용노동부 설득으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다.

만약 이번 협상마저 결렬될 경우 삼성전자 창사 이후 두 번째 파업 가능성도 거론된다.

2024년 파업 당시에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 수가 3만2천여명 수준이었고 실제 파업 참여율도 전체의 15% 정도에 그쳐 생산 차질 영향은 제한적이었지만, 이번에는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가 7만3천명에 달하고 실제 파업 참여 인원도 3만~4만명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노조가 예고한 대로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피해 규모가 수십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번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40조원 이상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