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4040% '미친' 랠리…"열풍 오래갈 수도"

입력 2026-05-10 15:46
WSJ 반도체랠리 진단 "닷컴버블 달리 이익기반…과열은 경계"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글로벌 반도체주가 폭등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재 랠리는 실적이 뒷받침된다는 점에서 과거 닷컴버블과 다르지만, 시장 과열 가능성에는 여전히 경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WSJ는 9일(현지시간) 최근 반도체주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며 AI 수요 확대와 기업들의 폭발적인 이익 증가가 주가 급등의 핵심 배경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근 6주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포함된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약 3조8천억달러(5천560조원) 증가했다.

최근 1년간 샌디스크 주가는 4039.7%, 마이크론 주가는 769.8%, 인텔 주가는 483.2% 올랐다.

이런 급등세는 생성형 AI 모델의 진화와 함께 그래픽처리장치(GPU)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반도체 등 모든 종류의 반도체로 수요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말과 올해 초를 전환점으로 앤트로픽이 본격적으로 내놓은 에이전트형 기능이 호평받으면서, 연중무휴로 24시간 내내 방대한 데이터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메모리와 CPU의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대형 기술기업들이 확보 가능한 반도체와 컴퓨팅 자원을 대거 사들이며 반도체 기업 실적도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WSJ는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당시 큰 수익을 낸 기업 다수가 실제 이익을 거의 혹은 전혀 내지 못했던 것과 달리, 이번 반도체 랠리는 견고한 실적, 특히 엄청난 이익 성장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과열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 8일 인텔이 애플과 예비 칩 제조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인텔 주가는 14%, 마이크론은 15.5% 급등하는 등 단기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들은 6일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친' 움직임이 대다수가 일반적으로 믿는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적었다.

브로드컴과 TSMC에 투자한 샌프란시스코의 은퇴한 변호사 피터 파인버그(64)는 WSJ에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최근 수년간 S&P500보다 수익률이 높았으며 올해 들어서는 "약간 초현실적"인 수준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파티는 경찰이 들이닥쳐 해산시키기 반 시간 전에 가장 즐거운 법이라는 개념을 나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해야 할지, 또 매각한다면 언제 해야 할지 검토 중이지만 당장은 보유하고 있을 생각이라면서도 "투자자에게 가장 위험한 말은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이다. 내 생각에는 시장이 비싸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