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내 얼굴 훔쳐 4조 벌었다"…역대급 소송 터졌다

입력 2026-05-09 07:51
수정 2026-05-09 09:17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SF 영화 '아바타' 시리즈가 주요 캐릭터 '네이티리'의 외형을 둘러싼 초상권 침해 소송에 휘말렸다.

6일(현지시간) NBC뉴스에 따르면 페루 혈통의 독일 출신 배우 겸 활동가 코리안카 킬처(36)는 전날 캐머런 감독과 월트 디즈니 컴퍼니를 상대로 초상권 침해와 수익 반환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킬처는 2005년 영화 '뉴 월드'에서 14세의 나이로 포카혼타스 역을 맡아 얼굴을 알린 배우다.

킬처 측은 소장에서 캐머런 감독이 '아바타'의 주요 캐릭터 네이티리를 구상할 당시 미국 LA타임스에 실린 14세 킬처의 사진을 본 뒤 디자인팀에 그녀의 이목구비를 캐릭터 제작에 반영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킬처의 입술과 턱선, 입 모양 등이 동의나 보상 없이 네이티리의 최종 디자인에 활용됐다고 밝혔다.

킬처가 도용 의혹을 인지하게 된 과정도 소장에 담겼다. 킬처는 2010년 한 행사에서 캐머런 감독을 만났고, 당시 "당신의 아름다움이 네이티리를 만드는 초기의 영감이 됐다"는 친필 메모가 적힌 네이티리 스케치를 선물로 받았다고 했다.



당시에는 이를 단순한 호의로 받아들였지만, 최근 영화 '아바타: 불과 재' 관련 인터뷰에서 캐머런 감독이 해당 스케치를 들고 "실제 소스는 사진 속 킬처이며 네이티리의 얼굴 아랫부분은 그녀의 것"이라고 말한 영상이 확산하면서 법적 대응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킬처 측 변호인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이 어린 원주민 소녀의 생체 정보와 문화적 유산을 착취해 기록적인 흥행작을 만들고도 어떠한 출처 표기나 보상도 하지 않았다"며 "이는 예술적 영감이 아닌 의도적인 상업적 착취"라고 비판했다.

이번 소송에서는 미성년자였던 킬처의 얼굴을 본뜬 캐릭터가 극 중에서 친밀한 애정신을 연기했다는 점도 쟁점으로 제기됐다. 킬처 측은 이를 근거로 캘리포니아주의 딥페이크 음란물 관련 법률 위반 가능성까지 주장하고 있다.

킬처는 "14살 소녀였던 내 얼굴이 동의 없이 도용돼 디즈니와 캐머런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준 사실이 매우 충격적"이라며 징벌적 손해배상금과 수익 일부 환수, 공식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아바타' 시리즈는 1편으로만 한 때 역대 영화 흥행작 1위를 차지했으며, 전 세계에서 약 29억 달러, 한화 약 4조27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초대형 상업 영화이다. 프랜차이즈의 핵심 캐릭터 외형을 둘러싼 소송이 제기된 가운데, 현재 캐머런 감독과 디즈니 측은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