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며 모험자본 공급 의무가 있는 대형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까지 모험자본에 투입한 자금이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KB증권·하나증권·키움증권·신한투자증권 등 7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들의 1분기 말 기준 모험자본 공급액은 총 9조8,75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말(7조8,580억원) 대비 3개월 만에 2조173억원 증가했다. A등급 이하 채권과 중견기업 투자의 경우 모험자본 공급의무액의 30%까지만 모험자본으로 인정하는 기준이 적용됐다.
이들 7개 종투사가 1분기 말까지 발행어음과 IMA를 통해 조달한 57조1,864억원 가운데 모험자본 공급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7.3%다. 정부는 오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종투사 발행어음·IMA 조달액의 모험자본 공급 비율을 25%까지 상향하도록 했다. 올해는 7개 종투사 모두 의무 공급 비율인 10%를 웃돌았다.
투자대상별로는 중견기업에 들어간 돈이 4조5천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프라이머리 담보부채권(P-CBO)(2조3천억원), 중소·벤처기업(2조1천억원), A등급 이하 채권(1조4천억원) 등 순으로 자금 투입 규모가 컸다.
금융위와 금융투자업계는 앞으로도 중소·벤처기업들의 자금 조달 확대와 모험자본 시장 활성화를 위해 모험자본 역량강화 협의체를 구성, 분기별로 모여 주요 현안과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선 금융투자업계는 기업공개(IPO)에 편중된 회수 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최대 2조원 규모의 회수시장 유동성 공급 방안을 다음 달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올 7월 출시를 목표로 자금 수요자인 혁신기업과 자금 공급자인 증권사·벤처캐피탈(VC) 등 기관투자자를 연결하는 모험자본 중개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또 다음 달 6기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지정을 앞두고 지정 기간은 3년, 지정 회사수는 10곳으로 늘리고 증권담보대출 만기도 연장하는 등 중기특화 증권사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한편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투업권 모험자본 역량강화를 위한 협의체 회의'에서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며 상승 랠리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증권사에 레버리지 투자 등의 위험성을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유동성 파티, 시장 과열이 끝난 후 부실자산이 터져 나오는 광경을 반복해서 봐왔다"며 "최근 확대되고 있는 레버리지 투자에 대해 감내 가능한 범위의 투자인지 회사별로 각고의 경각심을 가지고 엄격한 리스크 관리를 당부한다"고 전했다. 권 부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빚투도 레버리지의 일종"이라고 말했다가 사과한 바 있다.
올해 국내 증시가 전세계 주요국 중 압도적인 수익률을 자랑하는 가운데 빚투 열기도 한층 달아오른 만큼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증권업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 달라며 모험자본 공급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권 부위원장은 "위험 뒤에 가려진 성장잠재력을 선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증권업의 존재 이유이며 생산적 금융의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