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코스피 12개월 선행 목표치를 9000선으로 대폭 상향했다. 미-이란 전쟁 여파로 금리와 리스크 프리미엄이 오르고 있지만, 기업 이익 추정치의 상승 속도가 이를 훨씬 앞서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NH투자증권은 7일 코스피 목표치를 7300선으로 제시하던 이전 대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36%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0%에서 3.6%로, 자기자본비용(COE)이 8.37%로 높아졌지만 EPS 상승폭이 이를 압도한다는 진단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 총괄은 하반기 모멘텀을 좌우할 2027년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연초 10%대에서 최근 24%대로 가파르게 올라선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도체 대장주의 실적 기대감도 목표치 상향의 배경이 됐다.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40조원)를 크게 웃도는 57조2000억원을 기록했고, 2분기 컨센서스는 이미 80조9000억원으로 상향됐다. 연내 영업이익 100조원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하반기 주가에 선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물가 흐름도 시장에 우호적이다. 전쟁 여파로 헤드라인 물가가 올랐음에도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은 2개월 연속 예상치를 밑돌았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 달리 금리를 장기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누그러지는 분위기다. 트럼프 감세 효과로 미국 가처분소득이 늘고 재량소비가 견조한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수급 환경 역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단 진단이다. 외국인 투자등록제 폐지와 계좌 개설 제한 완화로 개인 외국인 자금이 새롭게 국내 시장에 유입되며 원·달러 환율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은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다만 케빈 워시 연준 차기 의장 후보의 사모대출(PD) 시장에 대한 강경 스탠스 여부와 하반기 대형 기업공개(IPO)에 따른 수급 교란은 잠재적 위험 요인이다. 스페이스X·앤트로픽·오픈AI 등 3개사의 합산 기업 가치가 3조달러를 넘는 초대형 IPO가 예정돼 있어 시장 수급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김 총괄은 "이익 추정치 상향 속도가 빠르다는 불편함은 있지만 EPS 추세를 바꿀 만한 요인은 아직 발견되지 않는다"며 "트럼프가 만들어 낸 안도 랠리의 데자뷔는 2026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