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중국차 안파냐" 문의 빗발…중남미 뚫리자 흔들린 美소비자

입력 2026-05-04 14:22
수정 2026-05-04 15:01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전기차 도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중미 코스타리카를 대표적 국가로 꼽으며 비용 절감과 정부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전기차 전환이 가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1분기 코스타리카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라틴 아메리카에서 우루과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특히 구매자의 상당수가 중국산 브랜드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일본·미국·유럽 자동차가 주류였던 시장은 현재 비야디(BYD), 지리(Geely) 등 중국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중국산 수입차 비중은 전체의 3분의 1 수준에 달하며, 테슬라를 포함한 서구 브랜드는 존재감이 크게 약화된 상태라고 NYT는 전했다.

중국산 전기차가 코스타리카 시장을 장악한 가장 큰 이유는 높은 '가성비' 때문이다. 코스타리카 전기차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차 모델 가운데 3종 이상이 2만 달러(약 3천만원) 미만에 판매되고 있다.

전기차 확산은 에너지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스타리카처럼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국가의 경우 국제 유가 변동에 따른 외화 유출 부담이 큰데, 전기차 보급이 이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

'가성비' 중국산 차에 열광하는 곳은 '비산유국' 코스타리카 같은 국가뿐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산 자동차는 멕시코 시장을 거점으로 북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멕시코에서 팔리는 신차 4대 중 1대가 중국 브랜드일 정도로 점유율이 높다.

미국 제조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대형 SUV와 픽업트럭에 집중하며 2만 달러 미만 보급형 모델을 줄이는 사이, 중국 기업들은 2만 달러 안팎 가격대 차량으로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 정부는 중국산 자동차 유입을 막기 위해 강력한 보호무역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중국산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차량의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규정상 멕시코 거주자나 이중국적자가 보유한 차량은 미국 내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도 운행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텍사스 등 국경 지역에 있는 미국 소비자들이 간접적으로 중국차를 체험하고, 영업사원들에게 왜 중국차를 판매하지 않는지 문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