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아 둘 곳이 없다"…버티던 이란 결국

입력 2026-05-03 12:14
"이란, 원유 저장고 차올라 산유량 감축 중"


미국의 해상봉쇄로 원유 수출이 막힌 이란이 저장시설 포화를 피하기 위해 이미 산유량 감축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저장 한계에 도달하기 전에 수용 능력을 관리하기 위해 선제적인 감산을 시작했다.

이는 저장시설이 가득 차 유정을 폐쇄해야 하는 '탱크 톱' 상황을 늦추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상봉쇄를 통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차단하면 저장탱크 포화로 산유량이 줄고, 이 과정에서 유정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유정은 한 번 감산하면 산유량을 회복하기 어렵고 아예 불능화될 수 있다.

하지만 수십년간 제재를 받아온 이란이 이와 유사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을 미국이 간과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란은 2018년 당시 트럼프 1기 정부가 핵 합의를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산유량을 대폭 줄여야 했는데 이때 '유정 재가동' 기술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경험이 이번에도 대응 여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이번 상황은 과거와 다르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전에는 제재 속에서도 '그림자 함대'를 이용해 이란이 원유를 중국 등으로 어느 정도 수출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미국의 해상봉쇄로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란의 원유 저장고가 가득 차 유정을 강제로 폐쇄해야 하는 '탱크 톱'에 언제 도달할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주 전 이란 석유 인프라가 사흘 안에 마비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JP모건 등에선 한 달 정도가 남았다고 본다. 볼텍사에 따르면 이란은 여전히 6천500만∼7천500만 배럴의 해상 저장용량이 있다.

저장고가 가득 찰 경우 이란은 국내 소비량(일일 약 200만 배럴)을 제외한 나머지 일일 약 100만 배럴의 산유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육상 국경을 통한 수출은 터키, 파키스탄 등을 거쳐도 일일 30만 배럴 미만 수준이며, 철도를 이용한 중국 수출은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