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600조 쌓아뒀다…'버핏식 투자' 계승 지금은 기다릴 때

입력 2026-05-03 07:54
수정 2026-05-03 09:02


'투자의 구루'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버크셔 해서웨이는 현금 보유액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버크셔가 2일(현지시간) 공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단기국채를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3,970억달러로 집계됐다. 원화로 약 590조원 규모다. 이는 지난해 말 3,800억달러보다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현금 축적과 함께 실적도 개선됐다. 1분기 순이익은 101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46억달러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보험과 철도 사업 부문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이번 성과는 버핏의 후계자인 그레그 에이블 CEO 체제에서 나온 첫 실적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경영권을 넘겨받은 이후에도 기존 투자 원칙이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 투자 흐름을 보면 버크셔는 1분기 동안 241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도하고 159억달러를 매수하며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다.

버핏이 강조해온 '가치투자' 전략은 기업의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을 선별하는 방식이다. 최근 뉴욕증시의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금 비중 확대는 이러한 철학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주주환원 정책에는 일부 변화가 감지된다. 버크셔는 이번 분기 자사주 매입을 재개했다. 지난해 말까지 6개 분기 연속 중단됐던 흐름이 바뀐 것이다.

버크셔는 현금 배당 대신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을 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버핏은 2018년 주주 서한에서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고 매입 이후에도 충분한 현금을 보유할 수 있을 때만 시행한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CEO 교체 이후 주가 흐름에도 주목하고 있다. 버크셔 주가는 5월 1일 기준 올해 들어 5.9%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가 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과다.

주가는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버핏이 연말 은퇴를 예고한 이후 하락했고 현재까지 당시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에이블 CEO는 이날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처음으로 버핏 대신 주주 질의에 직접 답변할 예정이다. 향후 경영 전략과 투자 방향에 대한 그의 구상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