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산 자동차 관세를 25%로 올리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자동차 강국 독일이 150억유로(약 25조9천억원)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독일 킬세계경제연구소(IfW) 모리츠 슐라리크 소장은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생산 손실이 300억유로(약 51조9천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폭스바겐그룹은 현재 15%인 자동차 관세로 연간 40억유로(약 6조9천억원)의 비용이 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사는 독일 자동차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주요 자동차업체 중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미국 현지 생산량이 많아 폭스바겐보다 관세 부담이 덜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EU산 자동차에 25%의 품목 관세를 부과했지만 이후 EU와 합의해 작년 8월부터 15%로 낮췄다. 그러나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주부터 EU산 승용차와 트럭에 다시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 EU가 무역합의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무역합의가 불공평하다는 여론과 덴마크령 그린란드 갈등에서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관세 위협에 유럽의회는 지난 3월에야 무역합의를 승인했다. 그러나 합의 내용에 3년간 7천500억달러(약 1천106조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6천억달러(약 885조원) 추가 투자 등이 포함되어 실현 가능한지 의구심이 불거졌다.
2024년 EU의 미국산 에너지 수입량은 약 770억달러(약 114조원)였다.
최근 중동전쟁을 두고 언쟁을 벌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경고하는 차원에서 자동차 관세 인상 카드를 꺼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옌스 쥐데쿰 재무장관 보좌관은 "트럼프가 거창한 관세 위협을 빠르게 유예 또는 철회한다는 건 잘 알려져 있다"고 말하며 어떤 무역합의가 지켜지지 않았는지, 관세 인상에 법적 근거가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유럽과 독일 경제가 왜 지금 이런 봉변을 당하나. 메르츠 역시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