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중 메타만 6% 급락…자체 AI 반도체에서 갈렸다 [글로벌 마켓 A/S]

입력 2026-04-30 09:32
수정 2026-04-30 09:34


미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15%를 차지하는 4개 대형 기술기업들이 지난 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엇갈린 주가 흐름을 기록했다. 자본 지출 우려로 메타 플랫폼이 시간외 거래에서 7% 넘게 하락한 반면 장 마감 이후 하락하던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지출에 대한 우려를 덜어내며 낙폭을 줄이거나 반등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04% 내린 7135.95, 나스닥 지수는 9.44포인트 오른 2만4673.2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0.12포인트(0.57%) 하락한 4만8861.81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후 뉴욕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한 뒤 매파적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로 장중 낙폭을 키웠다.

◆AI 시대 성장 입증한 구글 강세..자체 반도체 내세운 아마존도 시간외 반등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지난 분기 매출액이 약 110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핵심인 클라우드 매출이 63% 급증한 200억 달러, 수주 잔고는 전 분기의 두 배 가까운 약 460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단기적으로 연산 자원의 제약이 있으며, 예를 들어 클라우드는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있다면 더 매출을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아나트 아슈케나지 최고재무책임자는 “사업 전반에서 강한 수요를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의 기회를 잡기 위해 자본지출(CapEx)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2027회계연도 자본지출을 상당히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파벳은 제미나이 AI 등에 기반한 수요가 늘면서 기존에 공개한 올해 연간 자본지출(CapEx) 가이던스를 1800억~19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알파벳은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인 텐서처리장치(TPU)의 외부 판매 등으로 막대한 자본 지출을 상쇄할 가능성도 보여줬다.

순다르 피차이는 TPU를 자체 클라우드 구동에만 쓰지 않고 외부 판매에도 나서는 것과 관련해 “고객들이 매우 고성능의 AI 워크로드를 운영하는 만큼, 전체적으로 구글 클라우드에는 기회”라면서도 “선별적으로 하드웨어를 직접 판매해 ROIC (투하자본수익률)를 높이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자본지출에 대한 우려를 경영진들의 컨퍼런스콜에서 상쇄하며 시간 외 거래에서 0.06% 상승으로 전환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2026회계연도 3분기 실적에서 매출액은 829억 달러로 전년 대비 18% 늘고, 주당순이익(EPS)은 4.27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을 넘겼다. 애저(Azure) 클라우드는 환율 영향을 제외하고 39% 성장해 시장 컨센서스 38%를 웃돌았다.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는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엔비디아, AMD의 최신 기술과 함께 수백만 대의 서버를 계속 현대화하고 있다”면서 “자체 AI 가속기와 CPU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AI 가속기 마이아200과 중앙처리장치(CPU) ‘코발트’가 데이터브릭스, 지멘스, 스노우플레이크 등 클라우드 고객을 통해 가동 중이며, 자체 모델을 구축해 비용 절감도 진행 중이다.

에이미 후드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는 “4분기 자본지출은 4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며 “연간 자본지출은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250억 달러의 추가 부담을 포함해 19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자본 지출 지속으로 인한 우려에도 이를 감당할 수요 지속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며 이날 마감 이후 거래에서 2% 넘게 하락하던 주가는 컨퍼런스콜 직후 강보합권으로 올라섰다.



아마존 역시 실적 발표 직후 하락을 딛고 현지시간 오후 8시 약 2.7% 상승으로 돌아섰다. 아마존은 자체 반도체, 트레이니엄의 매출 약정이 2250억 달러를 넘어섰고, 내년 말께 공개할 차세대 트레이니엄도 상당 부분 사전 약정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는 “트레이니엄 반도체로 매년 수백억 달러의 자본지출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 들어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부진했던 퀄컴은 시간 외에서 한때 15% 넘게 급등했다. 회계 3분기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를 밑돌았지만, 새로운 반도체의 출하 기대가 분위기를 뒤집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대형 하이퍼스케일러용 맞춤형 반도체가 올해 첫 출하될 것”이라면서 “단일 제품이 아닌 여러 세대에 걸친 약정”이라고 설명했다. 퀄컴은 앞서 승인한 200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 등으로 시장의 우려를 크게 덜어냈다.

메타는 1분기 매출 563억 달러, 주당순이익(EPS) 10.44달러의 견조한 실적에도 시간외에서 7% 급락했다.

메타는 연간 자본지출 전망치가 1250억~1450억 달러로 늘어난 데다, 이를 감당할 이용자 기반인 일일 활성 이용자(DAP) 수는 35억60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4% 늘었지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소폭 감소했다. 메타도 브로드컴과 협력해 1기가와트(GW) 전력 규모의 데이터센터에 자체 반도체를 배치하고 있지만 아마존, 구글 등과 달리 전량 내부에만 사용하고 있다.







◆ FOMC, 1992년 이후 최다 반대표…파월, 수사 종결까지 잔류

대형 기술주 실적에 앞서 이날 뉴욕증시 정규 거래는 오후에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성명서 공개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마지막 기자회견 발언으로 출렁였다.

이날 연준은 실업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에너지 가격 등으로 상승하고 있다면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3.75%로 동결했다.

이날 FOMC 성명서에서는 연준 위원들 가운데 4명이 이례적인 반대표를 행사했다. 연준 위원들의 이번 반대표 규모는 1992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4명의 위원들 가운데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한 스티븐 미란 이사를 제외한 베스 해멕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총재 등 3명은 금리 동결에는 찬성했지만 성명서의 '완화 편향(easing bias)'에 반대 의견을 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원회 안에서 금리 인상과 금리 인하를 같은 선상에 두는 보다 중립적인 문구 변경을 지지할 위원이 늘었다”면서 다음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에 대한 가이던스가 바뀔 가능성을 열어뒀다.

파월 의장은 “근원 인플레이션이 현재 3.2%이며 다소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올라올 것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이날 오전 미 상원 은행위원회 문턱을 넘은 케빈 워시 차기 의장 후보자에게 자리를 내주고 다음 달 15일 8년간의 의장 임기를 마치게 된다. 파월 의장은 “의장으로서 저의 마지막 기자회견”이라면서도 이사회 자리까지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파월 의장은 연방준비제도 본부 건물 증축 비용에 대한 자신의 의회 증언을 빌미로 수사를 진행해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적 조치를 다시 비판했다. 그는 “컬럼비아 특별구 연방 검사의 수사 종결 발표를 환영하지만, 수사 재개를 주저하지 않겠다고도 했다”면서 “수사가 투명하고 완전하게 끝날 때까지 이사회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사회에 남는 것은 정치적 행동'이라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으며, 말 그대로 행정부의 조치 때문에 남는 것"이라면서 “그림자 의장 같은 것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트루스 소셜을 통해 “‘너무 늦은’ 제롬 파월 의장이 Fed에 남는 것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그를 원하는 곳은 없다”고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파월 의장의 이러한 결정이 예상되던 이날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연준 규범을 위반한 결단”이라며 “다른 이사들에 대한 모욕이며 연준의 무결성을 혼자 유지하려 한다”고 날을 세웠다.

트럼프 행정부와 파월 의장의 갈등 구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케빈 워시 차기 의장 후보자는 내달 취임을 거쳐 오는 6월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시장 참가자들에게 첫 입장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