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I 키 빌려 코인 시세조종 '덜미'

입력 2026-04-29 16:46
허수매수와 타인의 API 키(Key)를 빌려 가상자산 시세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뒤 차익을 챙긴 혐의자들이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제8차 정례회의를 열고 가상자산 시장 시세조종 2건의 혐의자에 대한 수사기관 통보 조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사건은 혐의자가 특정 종목을 대량으로 선매수하고 고가매수 등 시세조종성 주문을 단기간에 집중 제출, 가격을 상승시킨 후 보유 물량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사례다.

이런 시세조종을 통해 가상자산의 일평균 거래량과 시세변동성이 이전에 비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혐의자가 높은 시장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는 게 금융위 판단이다.

두 번째 사건은 가상자산 거래소 혐의자가 다수 계정의 API 키를 일정 대가를 제공하고 빌려 이들 계정 간 통정매매, 계정별 순차적 고가매수 등을 통해 시세를 조종한 사례다.



API는 가상자산 거래소와 이용자를 상호 연결하는 프로그램으로, API 키를 빌리면 이용자의 거래소 계정에 접근해 거래할 수 있게 된다. 혐의자는 다수 API 키로 반복적인 통정매매를 통해 매매가 성황을 이루는 것처럼 오인을 유발했으며, 일반 투자자의 매수세가 유인되자 매도하고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API 키는 이용자 본인만이 사용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본인의 API 키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 타인에게 제공·대여 등을 하는 경우 약관에 따라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서비스 접속 차단, API 서비스 제한 등의 조치를 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API 키 발급 시 이용자가 사용 예정인 IP 등록을 의무화하고 등록된 IP를 통해서만 API 서비스 접근을 허용하도록 하는 등 이용자 주문 정보 수집·관리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해 자체 FDS(이상거래탐지시스템)을 고도화해 API 키 부당대여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계정을 선별하는 부당대여 차단 체제를 수립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