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정거래위원회가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을 실질적 지배 주체인 '동일인', 즉 대기업 총수로 지정했습니다.
미국 시민권자인 김 의장은 예외 요건을 충족해 동일인 지정을 피해왔는데요. 5년만에 공정위의 판단이 뒤집힌 겁니다.
세종 주재기자 연결합니다. 전민정 기자, 그동안 쿠팡의 총수는 쿠팡 법인이었는데, 이번에 공정위가 김 의장으로 바꿨군요. 결정적인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김범석 의장은 쿠팡 Inc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총수인데요.
그럼에도 2021년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지정될 때부터 총수 지정을 피할 수 있었던 건 김 의장이 외국인인데다, 공정거래법 시행령상 4가지 예외요건을 모두 충족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의 급여 수령 사실이 알려지게 됐고요.
그러면서 ‘친족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외요건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돼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공정위는 대기업집단과 동일인 지정을 앞두고 현장조사에 나섰고요. 조사 결과 김 부사장이 실적을 점검하거나 물량확대, 배송정책 개선안을 내는 등 주요 사업의 업무 집행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특히 그의 부사장이라는 지위가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 등급에 준하고, 연간 보수와 대우 역시 동일 직급의 등기임원 평균에 이른다는 점도 함께 고려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습니다.
<앵커>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이제 국내에서 법적 규제를 받게 될 텐데요. 구체적으로 뭐가 달라집니까?
<기자>
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동일인과 그 친족의 주식 보유 현황과 거래내역은 공시를 해야 하고 친족에게 부당한 이익을 주는 행위, 사익편취는 금지돼 있는데요.
쿠팡도 이런 규정을 적용받게 됩니다. 만약 자료를 허위로 내거나 누락하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김범석 의장이 20% 이상 보유하고 있는 해외 계열사가 있을 경우에도 그 현황을 공시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동일인 변경으로 쿠팡 지배구조에 대한 규제 강도는 높아지고 순환 출자, 일감 몰아주기 금지 등 사익 편취와 관련된 감시도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공정위가 들여다보는 중인 쿠팡의 '끼워팔기' 등 주요 사건 처리도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이러한 공정위의 결정에 쿠팡 측은 강하게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예고했습니다.
쿠팡은 입장문을 통해 “한국 쿠팡 법인은 변함없이 동일인 지정의 예외 조건을 충족해 왔다”며 “김 의장과 친족은 한국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익편취 우려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쿠팡은 7일 이내에 공정위에 이의제기를 진행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행정소송을 통해 소명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또 그동안 쿠팡은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최혜국 대우와 투자자 보호 의무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해왔는데요.
때문에 이번 동일인 변경이 통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정당한 법 집행인 만큼 미국 측에서 문제 삼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통상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부도 별도 의견을 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앵커>
쿠팡과 함께 두나무 최대주주도 이번에 동일인으로 지정될지가 관심이었는데요. 공정위는 두나무에 대해선 여전히 법인을 동일인이라고 판단했다고요?
<기자>
네, 두나무의 경우 기존과 마찬가지로 창업자이며 지분 25.51%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송치형 회장이 아닌 법인이 동일인으로 유지가 됐습니다.
공정위는 현장 점검 결과 두나무는 쿠팡처럼 가족과 관련된 금전적 논란이나 부당 지원 정황이 크게 부각되지 않아 예외 요건을 충족했다고 봤습니다.
중흥건설은 동일인이 변경됐는데요. 기존 동일인이던 정창선 회장이 올해 2월 별세함에 따라 그의 장남인 정원주 중흥건설 부회장이 동일인으로 새로 지정이 됐습니다.
또한 화장품, 제약·바이오 등에서 매출이 증가한 한국콜마와 제과류 해외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진 오리온, 증시 활황의 영향을 받은 토스 등 11개 기업집단이 새롭게 공시 집단에 포함이 됐습니다.
이에 따라 전제 공시집단은 102개로 늘어나게 됐습니다.
자산 총액 기준 재계 순위도 변동이 생겼는데요.
방위산업 호황으로 한화가 7위에서 5위로 올라섰고요. 포스코는 지난해 6위에서 7위로, 롯데도 지난해 5위에서 6위로 한단계씩 밀려났습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