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올리브영 대항마"…4050 여성들 '이곳'서 지갑 열었다 [박승원의 리테일톡]

입력 2026-04-28 17:14
국내 뷰티업계의 큰 손은 단연 2030세대다. 이 가운데서도 트렌드 소비를 중시하는 2030세대 여성이 핵심 타겟군이다. 플래그십 매장을 열거나 이색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것도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함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말 과거 X세대 여성을 타겟으로 한 뷰티숍을 오픈했다. 2030세대가 아닌 4050 여성들 공략은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컸지만, 기존 매출 목표를 30% 이상 초과하는 성과를 내며 상황을 반전시켰다.

▲뷰티 편집숍 '코아시스' 오픈…TV홈쇼핑 최초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12월 뷰티 편집숍 '코아시스(Coasis)'를 경기도 남양주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에 오픈했다. TV홈쇼핑 업체 중 오프라인 뷰티 매장을 개점해 운영하는 건 현대홈쇼핑이 처음이다.

코스메틱(cosmetic)과 오아시스(oasis)를 합친 코아시스 매장에선 현대홈쇼핑의 협력사 중 큐레이션 된 120여개 뷰티 브랜드의 800여 종 뷰티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코아시스 전용으로 기획한 단독 상품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피부 고민에 맞춘 기능성 스킨케어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한 게 특징이다. TV홈쇼핑 판매 방송을 통해 품질과 기능 등이 검증된 상품을 국내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이는 게 핵심 전략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코아시스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TV홈쇼핑과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옴니채널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핀셋 전략' 적중…매출 30% 초과 달성



코아시스의 오픈은 우려가 가득했다. "2030세대를 제외한 뷰티숍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일각에선 앞서 신사업에 실패한 다른 TV홈쇼핑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코아시스는 이런 시선을 비웃듯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코아시스의 현재 일 평균 방문객수는 1,500명에 달한다. 현대아울렛이 운영하는 기존 뷰티 매장 평균 방문객 수의 두배를 웃도는 수치다. 매장 오픈 두달만에 누적 방문객 1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방문객이 늘면서 매출 역시 증가했다. 기존 매출 목표 대비 30% 이상 초과 달성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가족과 자녀는 물론, 자신을 위한 소비도 아끼지 않는 X세대(4050) 여성을 집중 겨냥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 현대홈쇼핑은 매장 구성에서 상품 기획까지 4050 여성 고객의 소비 트렌드와 눈높이에 집중했다.

보통 높이 1.5m가 넘는 선반형 매대가 설치된 기존 뷰티 매장과 달리 코아시스는 성인 여성 허리 높이에 맞춰 매대 높이(82cm)를 낮췄다. 선반형 매대의 경우 고객이 하단부에 비치된 상품을 집으려면 무릎을 굽혀야 하고 상단부 상품을 꺼내려면 팔을 높게 뻗어야 하는데, 이런 4050 여성 고객들의 불편을 사전에 차단했다.

여기에 전체 상품의 90% 이상을 스킨케어 상품으로 구성했다. 40대 이상 여성 고객들이 색조나 메이크업보다 기초 화장품에 관심이 높은 점을 고려한 것이다. 고기능성 성분 PDRN(연어 추출 재생 성분) 함유 기초 화장품을 초저가에 출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도 이런 점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현재 코아시스의 4050 고객 비중은 무려 70%에 육박하고 있다"며 "4050 여성 고객에 맞춘 '핀셋 전략'이 일정 부분 효과를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절묘한 틈새 공략"…올리브영 대항마 '급부상'



업계에선 현대홈쇼핑의 코아시스 선전이 '핀셋 전략'과 함께 절묘한 틈새 공략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한다. 우선 여성 고객층의 지형 변화가 코아시스에 기회를 제공했다.

현재 가장 큰 소비력을 갖춘 세대가 바로 X세대인 4050 여성들이다. 이들은 뷰티업계의 큰 손인 2030세대에도, TV홈쇼핑 업계의 주 타깃군인 60대 이상 연령대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여유와 적극적인 소비 성향을 가지고 있어 '자기표현'을 통해 뷰티시장에서 높은 영향력을 지난 연령대다.

결국 뷰티시장에서 4050 여성들의 공백이 생긴 사이 코아시스가 신속히 공략해 틈새시장을 확보한 것이다. 변화된 시장 환경 속에서 존재감을 키운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백화점에 잘 안 가는 등 뷰티 시장에서 연세 많은 여성들을 타겟으로 하는 게 많이 애매해졌다"면서도 "최근 베이비붐 2세대(1964~1974년생)부터는 자기를 꾸미고 관리하는 데 관심이 많은데, 현대홈쇼핑이 그 틈을 노린 건 좋은 결정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코아시스가 올리브영의 새로운 대항마로 존재감을 높일 것이란 진단도 나오고 있다.

탄탄한 50대 이상의 여성 고객군에 화장품 소싱 역량에 이어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 고객을 잇는 옴니채널 구축이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현대홈쇼핑은 주 타겟인 50대 이상 여성 고객들에 특화돼 있다"며 "특히 화장품 소싱(조달)도 잘 하는 기업"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이어 "홈쇼핑 시장을 넘어 오프라인 시장으로 확장해 도전하는 건 좋은 방향"이라며 "올리브영의 새로운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