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정간섭이자 주권침해"…의원 90명 '쿠팡 압박' 美에 항의

입력 2026-04-28 13:49
범여권 의원 90명, 주한 미국대사에 항의서한 "쿠팡 이슈 한미 외교·안보 연계에 깊은 우려" 美 압박은 내정간섭이자 사법주권 침해행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범여권 국회의원 90명이 주한 미국대사에게 쿠팡 관련 항의서한을 보낸다. 쿠팡 이슈가 한미 국회 외교 갈등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범여권 의원 90명은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주한 미국대사 항의서한 전달'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강경화 주미대사가 미국 공화당 의원 54명으로부터 쿠팡 관련 '미국 기업 차별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받은 것에 대한 여당 차원의 대응이다.

항의서한에서 의원들은 "미국 하원 의원들이 쿠팡 임원 등과 관련해 대한민국 사법당국의 조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구를 전달하고, 이를 한미 간 외교·안보 협력과 연계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전했다.

또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와 처벌은 주권국가의 고유한 권한이며, 어떠한 경우에도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특정 개인에 대한 수사·사법 절차의 배제를 요구하는 것은 국제 규범과 법치주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결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외교·안보 협력과 같은 국가 간 핵심 현안을 특정 기업인의 신변 문제와 연계하는 것은 동맹 관계의 신뢰를 훼손하고 양국 관계의 건전한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항의했다.

여권 의원 90명이 서명한 항의서한은 구체적으로 △대한민국의 사법주권과 독립적인 법 집행을 전적으로 존중할 것 △특정 개인의 사법 절차와 관련된 요구를 외교·안보 협력과 연계하지 않을 것 △본 사안과 관련한 부당한 압력 및 요구를 즉각 중단할 것 등을 요구한다.

박홍배 의원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워싱턴에서 어떤 거짓말을 하고 다니는지 (미국 의원들이) 이런 서한을 보낸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특정 기업의 사법 문제에 외국 의회가 개입하고, 그 요구가 동맹국의 외교·안보 문제까지 연계되는 것은 주권국가 법치 질서를 근본부터 흔드는 결코 있어서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쿠팡에 대한)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 사법 절차가 준비되고 있다"며 "이러한 사법주권에 미국 정부와 의회가 압박을 가하는 것은 내정간섭이자 사법주권 침해"라고 규탄했다.

최근 미국 출장에서 미 의회 인사들을 만난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국내 1위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이 2,300만 건 정보유출로 신규 영업정지와 1,400억 원 가량 과징금을 낸 사례를 미 의원들에게 설명했다"라며 "쿠팡은 정보유출 이후 여전히 조사 중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정부가 쿠팡을 봐주는 것처럼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하나의 기업 행태가 수십 년 동안 함께한 한국과 미국의 외교와 안보를 연계할 만큼 중요한가. 반쿠팡 정서를 넘어서 국민들의 반미 정서가 생기려 한다"며 주미대사에게 항의서한을 보낸 미 의원들에게 따져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