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 한국계 키커 구영회(31)의 어처구니없는 실축이 한 생명을 구하는 뜻밖의 결과로 이어졌다. 경기 중 벌어진 실축 장면을 보고 크게 웃다가 발작을 일으킨 뒤, 병원에서 뇌종양이 발견돼 치료를 받고 목숨을 건졌다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간) AP 통신은 미국 켄터키주 렉싱턴에 사는 마크 투세이커의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난 시즌 뉴욕 자이언츠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경기를 시청하던 중 예상치 못한 일을 겪었다.
당시 그는 침대에 누운 채 아내와 함께 경기를 지켜보다 뉴욕 자이언츠 소속 구영회의 필드골 장면을 보게 됐다. 킥 순간 공이 아닌 땅을 차는 실수가 나오자 그는 웃음을 멈추지 못했고, 리플레이를 반복해 보며 한동안 크게 웃었다.
그러나 웃음은 곧 이상 증세로 이어졌다. 갑작스러운 발작이 나타났고, 상황을 심각하게 본 아내가 즉시 병원으로 옮겼다. 뇌 손상 재활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인 아내는 남편의 상태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빠르게 판단했다.
검사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CT 촬영에서 좌측 뇌에 테니스공 크기의 종양이 발견됐고, 이 종양은 뇌를 우측으로 6㎜ 밀어낼 정도로 자라 있었다. 그동안 별다른 전조 증상이 없어 종양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한다.
투세이커는 곧바로 켄터키 대학 병원으로 이송돼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종양은 양성으로 확인됐고, 그는 별다른 후유증 없이 일주일 만에 퇴원해 일상으로 복귀했다
투세이커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비행기나 운전대 앞 등 어디서든 발작이 일어날 수 있었다"며 "키커(구영회)가 내 목숨을 구했다. 그가 사건의 계기가 됐고, 나는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 있었다. 이건 완벽한 기적"이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새 삶을 얻은 투세이커는 다가오는 켄터키 더비 경마 대회에 구영회를 특별 게스트로 초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실제 만남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구영회는 해당 경기 이후 팀에서 방출돼 현재는 새로운 팀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구영회는 이번 사연과 관련한 AP통신의 인터뷰 요청에도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