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나몰라라'…공정위, 오픈마켓 '면책·손해배상 제한' 약관 손본다

입력 2026-04-27 13:36


오픈마켓 사업자가 개인정보보호 책임을 피하도록 만든 불공정 약관 조항이 대거 시정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 네이버, 컬리 등 7개 주요 오픈마켓 사업자의 이용약관을 심사해 총 11개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시정된 불공정약관 유형은 △사업자의 부당한 면책 및 손해배상 책임 제한 △사업자의 자의적 플랫폼 운영권 행사 △정산(입점업체) 및 환불(소비자) 관련 불이익 △이용자에게 불리한 기타 불공정 약관의 4개 분야 총 11개다.

먼저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책임을 부당하게 면책하거나 전가하는 조항이 시정됐다. 오픈마켓 사업자는 거래 과정에서 수집된 이용자의 성명, 연락처, 결제 정보 등 방대하고 민감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수집·보관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적발된 해당 약관은 개인정보 유출 시 사업자의 귀책 여부와 관계없이 책임을 면제하고 이용자가 모든 손해를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해킹,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의 경우 개인정보처리자가 고의·과실이 없음을 입증하지 않으면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없도록 규정한 개인정보보호법과도 배치된다.

이에 오픈마켓은 사고 발생 시 사업자의 고의·과실 등 귀책사유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하거나 부당한 면책조항을 삭제하는 등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용자와 사업자 간 책임의 균형을 도모하기로 했다.

플랫폼의 중개 책임 면제 조항도 발견됐다. 플랫폼 사업자는 서비스 이용 당사자들이 거래를 안전하고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중개해야 하는 관리자의 의무가 있다. 사업자는 만약 자신의 고의 또는 과실로 어느 한 측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그에 대한 배상책임을 당연히 져야 한다.

하지만 사업자가 개별 거래의 중개만 담당하고 직접 계약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업자의 책임을 일률적으로 면제시키는 약관이 있었고, 공정위는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책임을 이용자에게 부담하게 하는 불공정한 조항이라고 판단했다.

또 이용자의 동의 없이 결제 방식 등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조항도 시정했다. 이용자가 이용료 결제 시 그 수단과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소비자가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영역이지만 지정된 결제 수단으로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이용자가 등록·보유한 결제수단까지 임의로 결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었다.

아울러 약관 개정 시 묵시적 동의로 간주하거나 개별 고지가 미흡한 조항에 대해 동의 의제는 '상당한 기간 내에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의사표시가 표시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점을 명확히 알리도록 하고, 중대한 개정 사항에 대해서는 개별 고지를 하도록 했다.

분쟁 관련 부당한 재판 관할은 민사소송법에 따라 관할 재판을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손해배상 범위를 일정 금액으로 제한하는 조항은 삭제하도록 했다.

이 외에도 입점업체에 대한 판매대금 부당 보류와 회원 탈퇴 시 원상회복 청구권을 포기하게 하는 조항 등도 시정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주요 오픈마켓 플랫폼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이용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적용해온 불공정 약관을 자율적으로 시정하도록 한 것"이라며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 개인정보 유출 위험에 대한 플랫폼 사업자의 관리 및 중개 책임을 강화해 플랫폼 이용자가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거래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