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갈 집이 없어"…서울 전세 매물 33% '뚝'

입력 2026-04-26 08:38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 2021년 전세 급등기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전환 가속화가 겹치며 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4월 셋째 주(4월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8.4로 직전 주 105.2보다 3.2p 상승했다. 주간 상승폭은 전주(0.7p)를 크게 웃돌았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세를 내놓는 사람보다 구하려는 사람이 많음을 뜻한다.

이번 수치는 2021년 6월 넷째 주(110.6) 이후 약 5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당시에는 임대차 2법 시행 여파로 신규 전세 물량이 줄고 수도권 전셋값이 급등했던 시기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해 5월 셋째 주(100.2)부터 계속 100을 웃돌며 수요 우위 국면을 이어왔다. 특히 올해 봄 이사철이 시작된 3월 이후 상승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권역별로는 동북권(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의 전세수급지수가 111.3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 108.6, 서남권(양천·강서·구로·금천·영등포·동작·관악) 108.2,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 105.3, 도심권(종로·중구·용산) 105.3 순이었다.

최근 전세시장 불균형은 신규 입주 물량 부족, 규제 영향, 전세의 월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가 전세 공급 축소로 이어진 데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주택 매입 시 2년 실거주 의무가 부여돼 갭투자가 사실상 차단된 점도 전세 물량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전세사기 사태 이후 비아파트 전세 기피 현상이 커지며 아파트로 수요가 몰렸다. 금리 부담 속에서 임차인은 전세대출 이자를 줄이기 위해, 임대인은 보유세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월세를 택하는 사례도 늘며 월세 전환이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422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1일 2만3,060건과 비교하면 약 33.12% 감소한 수준이다.

매물 감소와 함께 가격 상승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자치구는 올해 전세 상승률이 매매 상승률을 웃돌았다. 노원구는 전셋값이 3.47% 올라 매매가격 상승률 3.20%를 넘어섰다. 도봉구는 매매 1.55%, 전세 2.43%, 강북구는 매매 1.66%, 전세 2.44%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