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이 미국 증시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25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펀드스트랫 리서치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S&P500 지수의 '최고의 날'과 '최악의 날' 상위 5거래일이 모두 그의 발언이나 게시물에 영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분석에 따르면 1981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이후 특정 대통령이 이처럼 자주 시장의 기록적 등락을 주도한 사례는 없었다. 통상 증시는 경제지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 기업 실적 등에 반응하지만 최근에는 대통령 개인 발언이 핵심 재료가 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현 임기 중 S&P500 지수가 가장 크게 오른 날은 관세 부과를 잠정 중단했던 지난해 4월 9일로 9.5% 급등했다. 미·중 무역 휴전 합의가 발표된 5월 12일에도 3.3% 상승했다.
반대로 전방위 관세 조치를 처음 단행한 지난해 4월 3일에는 4.8% 하락했고, 다음 날 중국의 보복 관세 소식까지 겹치며 6% 추가 하락했다.
이란 전쟁 국면에서도 같은 흐름이 반복됐다. 최근 S&P500 지수는 2020년 이후 가장 가파른 V자형 급락·반등을 기록했다. 지난 3월 30일 전고점 대비 9% 밀리며 기술적 조정 국면 진입을 눈앞에 뒀지만 불과 11거래일 만에 반등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지난 3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자 S&P500 지수는 1.5% 하락했다. 이후 3월 31일 "이란과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고 전쟁 종식이 임박했다"고 언급하자 지수는 2.9% 급등하며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식시장만의 현상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원자재 가격 역시 크게 출렁였고 국제유가 변동성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수준까지 치솟았다.
바클레이즈 의 알렉산더 올트먼은 전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호한 입장이 그를 시장의 "방화범이자 소방관"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펀드스트랫의 경제전략가 하르디카 싱은 "그가 시장의 목줄을 쥐고 있다"며 "대통령이 주식시장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의 통제력을 행사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를 과도한 해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올트먼은 1990년 이후 역대 대통령 재임 기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 평균이 19.3 수준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시장이 유독 더 혼란스럽다는 체감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 확산도 배경으로 꼽힌다. 패시브 자금이 시장 주류가 되면서 대통령 발언이든 기업 실적이든 각종 뉴스에 시장 전체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가를 일종의 성적표처럼 여긴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이에 백악관 공식 SNS 계정은 S&P500 신고가 달성을 축하하는 그래픽을 올렸고, 트럼프 대통령은 투자자들에게 직접 매수를 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