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 매달고 달려 살해…"평생 반성하겠다" 했지만

입력 2026-04-24 16:19


대리운전 기사를 차량에 매단 채 운전해 숨지게 한 30대 승객에게 검찰이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24일 대전지방법원 제12형사부(김병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36)의 살인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재판부에 징역 30년 선고를 요청했다.

검사는 "피고인이 살인의 고의를 부인하지만 일부 진술과 블랙박스 영상 분석 내용 등을 볼 때 살인 행위가 충분히 소명됐다고 판단한다"며 "피해자가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 속에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는데도 피고인은 기억 상실을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만큼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달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14일 오전 1시 30분께 대전 한 도로에서 자신을 태우고 이동하던 대리기사 B씨(60대)를 운전석 밖으로 밀어낸 뒤 피해자가 차량에 매달린 상태에서 약 1분 40초 동안 1.5㎞가량을 운전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차량은 급가속하거나 급하게 방향을 틀었고, 가드레일과 연석 등을 잇달아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52%였다.

A씨는 과속방지턱을 조심히 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범행 전 B씨에게 폭행과 욕설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운전자 폭행과 음주운전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과음으로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른바 '블랙아웃' 상태였다는 입장이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고통 속에 돌아가신 고인과 소중한 가족을 잃고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셔야 하는 유가족분들께 죄송하다"며 "제가 저지른 죄의 무게는 평생 반성하며 짊어지고 살겠다"고 말했다.

유가족 측은 피고인의 사과와 반성이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하며 최고형 선고를 요구했다.

유가족 변호인은 "유가족에게 직접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책임 회피성 주장만 하는 피고인의 반성·사과를 믿을 수 없다"며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 달라고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