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현장은 그야말로 소리 없는 전쟁터다. 한정된 시장 안에서 수많은 경쟁자와 다투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대다수의 기업은 만성적인 자금난과 인력 확보의 어려움이라는 이중고에 시착해 있다.
특히 2026년은 고환율과 고물가 등 대외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소기업 경영 환경이 구조적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정부의 정책자금을 전략적으로 조달하고 내부적으로 새어 나가는 세금 비용을 합법적으로 줄이는 내실 경영뿐이다.
가장 먼저 활용해야 할 것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중소기업 정책자금이다. 2026년 중소벤처기업부는 총 4조 4,313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 운용 계획을 발표하며 창업기(1.6조 원), 성장기(1.7조 원), 재도약기 등 기업의 성장 단계별 맞춤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AI 및 반도체 등 혁신 성장 분야와 K-뷰티 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이 대폭 확대되었으며 AX(인공지능 전환)를 추진하는 유망 기업에는 대출 잔액 한도를 최대 100억 원까지 상향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한다. 정책자금은 시중 은행 대비 낮은 금리와 최대 10년의 넉넉한 상환 기간을 제공하므로 단순히 부족한 운영자금을 메우는 용도가 아니라 기술 개발(R&D)이나 시설 투자 등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마중물로 활용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합법적인 비용 최소화를 통한 재무 건전성 확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흔히 비용 절감이라고 하면 인건비나 임대료, 광고비 등 운영비를 줄이는 것을 떠올리지만 이러한 항목들은 장기화할 경우 인재 유출과 영업력 약화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진정한 비용 절감은 불필요한 세금 지출을 막는 절세와 재무 위험 정리에서 시작된다. 특히 2026년부터 법인 세율이 과세표준 구간별로 일부 인상되는 등 세제 변화가 예고된 만큼 기업의 손익 및 현금흐름 계획을 재점검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한 기업의 정관은 경영권 보호와 재무 리스크 방어의 근간이 되는데 이를 최신 법령에 맞게 정비하지 않으면 추후 정당한 비용 집행임에도 불구하고 부당한 세금 추징을 당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
또한 기업의 재무 구조를 악화시키는 3대 악재인 가지급금, 가수금,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먼저 가지급금은 법인에서 실제 지출은 있었으나 용도가 불분명한 금액으로 대개 대표이사의 개인적 용도나 리베이트 등 증빙하기 어려운 지출에서 발생한다.
이는 업무와 무관한 대여금으로 간주해 매년 인정이자와 법인세 부담을 가중하며 지분 이동 시 막대한 세금 문제를 일으키는 세무조사의 핵심 타깃이 된다. 반대로 가수금은 대표이사가 개인 자금을 법인에 입금한 경우로 초기 운영비 부족을 메우기 위해 흔히 발생한다. 그러나 이 역시 증빙 자료가 없으면 매출 누락 등 탈세 수단으로 간주해 탈세액의 3배 이하 벌금이나 조세범 처벌법에 따른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배당하지 않고 사내에 쌓아둔 이익으로 적정 수준을 넘어 누적되면 기업의 순자산가치와 비상장주식 가치를 비정상적으로 높인다. 이는 결국 상속 및 증여 시 감당하기 힘든 세금 폭탄으로 돌아오며 기업 청산 시에도 배당소득세와 4대 보험료 폭등의 주범이 된다.
만약 명의신탁주식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조세 회피 목적 여부에 따라 막대한 세금이 추징되어 폐업 위기에 놓일 수 있으므로 선제적인 정리가 필수적이다. 과세 당국의 차세대 국세행정 시스템(NTIS)은 기업의 자금 흐름과 주식 변동 내역을 그 어느 때보다 촘촘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2026년에는 통합고용세액공제의 요건이 실제 근무 기간 1년 이상으로 구체화하는 등 세무 관리의 난도가 높아졌으므로 어설픈 임기응변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법적 테두리 안에서 리스크를 제거하는 정공법이 필요하다.
일시적인 원자재비 절감에 매몰되기보다 합법적인 절세 루트를 확보하고 비수도권 및 혁신 분야에 집중된 2.4조 원 이상의 정책자금 등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여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경영에서 중소기업의 승패는 얼마나 많이 버는가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가에 달려 있다. 정책자금과 절세 및 재무 정비가 결합할 때 중소기업은 비로소 치열한 시장 경쟁을 뚫을 수 있다. 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지금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우리 기업의 재무제표와 정관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새어 나가는 세금 비용을 잡고 정부의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위기의 경영 환경은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변모할 것이다.
[글 작성] 이상길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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