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테슬라에 '뒤통수'…그래도 믿을건

입력 2026-04-24 10:23
수정 2026-04-24 10:49
1분기 호실적에도 주가 '우수수' 1년전보다 3배 늘어난 투자 규모 부담 로보택시와 옵티머스의 미래 가치는 선명한 미래 방향성, 관건은 실행 속도


테슬라가 1분기 실적발표에서 본업의 견조함을 증명했다. 하지만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향후 투입될 천문학적 규모의 자본지출 계획이 발표되면서 주가는 부진한 흐름이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가 완성차 제조사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장통' 구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 1분기 깜짝 실적, 본업 저력 확인



테슬라의 2026년 1분기 매출액은 223억 9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주당순이익(EPS)은 0.41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였던 0.37달러를 10.8% 상회했다. 자동차 부문 매출은 162억 3천만달러를 달성했고 차량 인도 대수는 35만 8203대로 전년 대비 6.4% 늘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ASP 상승과 서비스·기타 매출 증가·FSD 매출액 증가 등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 또한 "유럽 EV 수요 반등 지속과 로보택시·휴머노이드 등의 성과 확인이 동사 주가 상승을 가능케 하는 내러티브로 구체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호실적 발표 이후 테슬라의 주가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미국 현지시간 22일 실적이 발표된 직후 4% 가까이 오르던 주가는 어닝콜이 시작되며 보합권까지 하락했다. 23일에는 3.56% 하락하며 373.72달러까지 주가가 밀렸다.

● 1년만에 3배 늘어난 투자 규모는 부담

테슬라는 2026년 연간 자본지출 가이던스를 기존 200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전격 상향 조정했다. 이는 2025년 지출액인 85억달러와 비교하면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다. AI 소프트웨어와 로보택시 인프라 구축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SLC 매니지먼트는 "이번 투자 계획 수정은 테슬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불해야 할 비용이 매우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올해 잉여현금흐름(FCF) 잠재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테슬라 경영진 역시 올해 남은 분기 동안 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재무적 부담을 인정했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250억달러 규모의 지출은 상당 부분이 '테라팹' 구축과 관련돼 있는데 투자자들이 자체 파운드리 역량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 글로벌 IB "AI 플랫폼으로 진화" vs "현금 소모 리스크"

글로벌 리서치 기관들은 테슬라의 커진 보폭에 대해 엇갈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연구원은 테슬라를 "가장 저평가된 AI 관련주"로 꼽으며 목표 주가를 600달러로 제시했다. 특히 로보택시 출시가 강력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또한 로보택시 사업의 잠재 가치를 최대 7500억달러로 평가하며 목표 주가를 460달러로 올렸다.

반면,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기존 전기차 사업이 더 이상 빠르게 성장하지는 않지만 로보택시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뒷받침할 만큼은 안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티그리스 파이낸셜 파트너스은 "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단기적인 현금 소모와 실행 리스크가 커졌다.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단순한 자동차 회사가 아닌 AI 컴퓨팅과 로보틱스 인프라 플랫폼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 로보택시와 옵티머스가 그리는 미래 가치

테슬라는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자사를 'AI와 로보틱스 기업'으로 재정의하며 전략적 변화를 공식화했다.

현재 자율주행(FSD) 구독자 수가 128만명을 돌파하며 소프트웨어 중심의 수익 모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월 네덜란드 승인을 시작으로 유럽 전역으로 FSD 확산이 예상된다. 실제 테슬라 측은 "FSD가 핵심 제품이고 자동차는 이를 전달하기 위한 매개체일 뿐"이라며 사업의 중심축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옮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함형도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FSD 확산은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며 4분기 무감독 FSD 일반 고객 배포 등이 현금흐름 우려를 완화시켜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주가의 본격적인 반등은 3분기 예정된 사이버캡 생산과 옵티머스 3.0 공개 등 미래 사업의 구체적인 실현 속도에 달렸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 미래 방향성은 '선명'…실행 속도가 관건



테슬라는 올해 7~8월 중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3.0' 공개를 예고하며 로봇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텍사스 기가팩토리에 연산 1000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결국 주가의 본격적인 반등은 이같은 미래 사업들이 얼마나 빠르게 수익으로 연결되느냐에 달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주가는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이 기존 계획과 시장 기대에 맞는 속도를 보여줄 때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 역시 "단기적인 재무 지표보다 유럽 시장의 전기차 수요 반등 지속과 로보택시 등의 성과 확인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